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유아용품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일반 생활비는 줄이지만 아이를 위한 지출은 쉽사리 줄이지 않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감안한 경영 전략이다.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초 유모차 카시트 브랜드 ‘페도라’로 유명한 유아용품 기업 쁘레베베의 지분을 취득하며 유아용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삼천리자전거가 전국적인 유통망을 지닌 만큼 쁘레베베와의 협력을 통해 빠르게 성장 중인 영유아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 디자인 문구기업인 모닝글로리 역시 유아용품 브랜드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하며 ‘바부(BABU) 베이비 물티슈’를 출시하며 육아시장 활로 모색에 나섰다.
예비 부모들이 대거 찾는 유아용품 박람회 현장에서도 중기의 유아용품 시장 진출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지난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9회 베페 베이비페어’에는 탈수기와 선풍기 등 소형 가전 제품 기업으로 친숙한 한일전기가 참가했다. 한일전기는 고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아 용품 라인을 출시했다. 아기 있는 가정의 특성을 고려해 수조 자체 세척이 가능한 가습기 ‘에어미스트 촉촉’과 식기와 빨래를 손쉽게 삶을 수 있는 ‘자동 빨래 삶기 통’을 선보였다.
의료기용 소독컵이나 식판 소독기 등 대형 자외선 살균 소독기를 주로 판매하던 선경산업도 전문 기술을 살려 젖병 소독기를 내놓았다. 선경산업의 젖병 소독기 ‘아이안’은 국내 최초로 살균마크(S마크)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태양광선에 비해 64배 이상 강력한 살균력을 지닌 자외선램프로 유해 세균을 잡아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젖병 소독기처럼 젖병을 거꾸로 세우지 않아도 내부까지 꼼꼼하게 소독·살균·건조시킬 수 있어 이미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LED 조명 생산기업으로 알려진 이노서브는 지난해 유아용품 전문 브랜드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를 론칭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친환경 수성페인트로 제작한 ‘유아 목마’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공기청정기 전문기업 에어비타는 아이를 위한 미니 공기청정기 ‘에이볼(AEBALL)’을 출시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유아용품 박람회에 참여했다.
베페 베이비페어 관계자는 “유아용품 전문 제조 기업이 아닌 일반 중소기업들의 시장 참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을 찾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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