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시중은행들이 공인인증서 대신 홍채나 정맥, 지문 등 생체인증을 활용한 금융 거래 서비스가 속속 선보이고 있는데요.
지난해말 발빠르게 홍채 인증 ATM을 선보인 기업은행은 여전히 시범운영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정훈규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자동화기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눈을 갖다 대면 신용카드나 통장 없이도 계좌에 있는 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말 선보인 생채인증 자동화기기입니다.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른 홍채를 활용한 방식인데, 고객이 본인의 홍채정보를 은행에 등록하면 지갑을 챙기지 않아도 금융거래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생체인증 서비스는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이후 두 달이 넘도록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운영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기업은행보다 늦게 생체인증 기술을 선보인 다른 시중은행들은 이미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기업은행이 생체인증 서비스를 일반고객에까지 확대하는 데 주저하는 이유는 보안 때문입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문제가 생겨도 직원들이라면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고객이 대상이라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생체정보가 유출 될 경우 비밀번호와 달리 변경할 수 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은행은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금융결제원이 운영할 ‘바이오인증정보 분산관리센터’ 설립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홍채나 지문 등 고객들의 생체 정보 이미지는 기기를 통하는 순간 데이터화됩니다. 현재 이 데이터 정보는 암호화를 거쳐 각 은행에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산관리센터가 생기면 이 데이터를 둘러 나눠 은행과 센터에서 각각 보관하게 됩니다.양쪽에 저장된 정보가 하나로 합쳐져야 생체인증이 가능해, 한곳의 보안망이 뚫려도 금융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생체인증 서비스를 운영중인 은행들에서는 고객의 정보를 암호화하거나 자체적으로 분산보관 하는 등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안전문가들은 암호는 언제든 뚫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분산 보관은 전혀 다른 망에서 이뤄질 때 의미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촬영 오성재/ 영상편집 소혜영]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