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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외교적 갈등을 빚는 가운데 중국의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감축 문제가 한중 통상회담의 의제에 올라갈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대북 제재 문제로 동북아 외교 현안이 충돌한 지난달 중순 한국 기업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형태로 전기버스 보조금 정책을 변경하겠다고 예고했다. 외교가에서는 급작스러운 중국의 정책 변경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움직임에 대한 중국 측의 견제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는 3월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주형환 산업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 부장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첫 번째 통상장관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한중 FTA 이행 점검과 통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정부는 특히 이번 회담에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감축 문제를 의제로 올려 한국 기업 차별의 부당성을 강력히 이의 제기하고 정책 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우태희 산업부 2차관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전기차 제품이 중국에서 사고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중국 측에 전달했으며 이번 회담에서 의제로 다루기 위해 중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FTA 협정문에는 기업에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해당 기업에 (정부의 조치 등을) 알리게 돼 있는 조항이 있는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의 경우) 이런 부분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2억~3억원가량하는 전기버스 한 대에 1억8,000만원가량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최근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문제 삼아 우리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2017년부터 20% 축소하고 2020년 이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내에 현지 생산라인을 보유한 국내 업체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전기버스를 판매하기 어렵다. 특히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대규모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한 상태라 중국 정부의 결정이 최종 확정되면 막대한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수출용 철강재의 증치세 환급 폐지, 한중 산업단지 조성 방안 등도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다음달 18일에는 비관세 장벽 해결을 위해 '제1차 장관급 한중 품질검사검역회의'도 열린다.
양국은 이 회의를 통해 품질감독감사검역 분야에서 검역기준·표준인증문제 등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세종=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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