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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유압기기 제조업체인 T사는 지난해 신규 채용한 직원 25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명을 청년으로 채웠다. 20년 이상 축적된 기술과 마케팅을 자랑하는 이 회사는 과감한 인력 확보를 통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선두기업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T사처럼 중소·벤처기업들이 국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인적 자원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는 배경에는 중기업계가 힘을 합쳐 추진하고 있는 '청년 1+ 채용운동'이 자리잡고 있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벤처기업협회·이노비즈협회·메인비즈협회 등 중소기업계가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해온 '청년 1+ 채용운동'이 당초 목표한 13만개 일자리 창출을 이미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5만1,215개 업체에서 만 34세 이하 청년 13만3,455명을 신규 채용한 것이다. 청년 1+ 채용운동은 중기중앙회 등 15개 중소기업단체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캠페인으로, 기업 1개가 청년을 1명 더 채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소기업계는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캠페인을 선언하며 올 5월까지 총 13만명을 새로 채용하기로 다짐한 바 있다.
중소기업계는 청년 1+ 채용운동이 홍보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채용독려사업이 될 수 있도록 회원사에 직접 접촉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후문이다. 이를 위해 중기중앙회는 회원사 등 참여 대상업체 2만2,061개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고 모든 직원에게 담당 업체를 할당해 유선으로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는 등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지역별로 우수기업 1,813개의 신규 참여업체를 발굴하는 등 총 2만2,642개 업체에 채용을 직접 독려했다.
벤처기업협회 역시 1,810개 벤처기업에 캠페인 참여를 요청한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여성벤처협회와 함께 제주도에서 벤처썸머포럼을 열고 '청년채용 1+ 꿈나무' 이벤트도 실시했다. '1사 3인 채용 캠페인'을 내세운 이노비즈협회는 전국 지회의 일자리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청년인턴제, 장년·시니어 인턴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자 취업연계 등 각종 취업지원 사업을 활발히 펼쳐 5만여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성택(사진) 중기중앙회장은 "지금 우리나라의 가장 큰 숙제가 청년고용 문제"라면서 "청년들이 직장을 갖고 결혼도 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야 우리 사회의 선순환이 가능한 만큼 당장은 힘들어도 청년을 고용하는데 중소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국민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중소기업이 한 명이라도 더 뽑아 고용을 통한 경제활성화에 기여하자는 것이 캠페인 취지"라며 "정부 역시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소득불균형, 임금격차 등 자원배분 왜곡으로 발생하는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칭 문제 해결을 위해 구조개혁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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