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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은 위기이자 기회"… 주식형펀드 저가매수 움직임

국내증시 악재 선반영 분석에 펀드 설정액 최근 4,954억 쑥

美·유럽 등 ETF에도 돈 몰려

금리인상 파장 예측 힘들어 방향성 보고 신중한 접근을


미국 금리인상을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6일 시작되는 가운데 국내 자본시장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중립적인 상품이나 오히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살펴볼 때 일반적인 예상과는 상황이 종종 나타났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변화를 체크하고 신중하게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자금유입 늘어난 주식형펀드=미국의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에 단기적인 악재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과거 사례로 볼 때 일시적인 혼조세를 보이더라도 금리인상을 가능하게 한 경제성장이 부각되면 대체로 주식시장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주식 반등 기대감은 이번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이후 해외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에서도 유럽과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오히려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유럽펀드에는 최근 일주일 사이 186억원이 유입됐고 북미펀드에는 29억원이 몰렸다. 국내 증시에서 금리 인상이 선반영됐다는 분석에 따라 주식형 펀드의 '저가 매수'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최근 1주일 만에 4,954억원이 증가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는 이미 지난 7~8월을 기점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대비 강세 기준금리 인상 우려를 가장 잘 이겨내고 있는 증시 중 하나"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이 가져올 파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하지만 단기적 불안감이 완화되면 강달러가 완화되고 주식과 상품시장의 반등 흐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 금리인상 수혜 ETF 주목=뉴욕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이달 들어서만 미국 지방은행에 투자하는 ETF에 1억3,500만달러가 유입돼 지난달(2억9,1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지역 중소형 은행에 투자하는 'SPDR S&P RGL BK(KRE)' ETF는 대표적인 미국 금리인상 수혜 상품으로 꼽힌다. 대형 은행의 경우 지난 3·4분기 금융회사별 실적 차이가 크게 나는 등 높은 변동성이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중소형 은행의 경우 대부분 수익이 예대마진에서 발생해 금리인상 시기 큰 폭의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도 해외 증시에 상장돼 있는 다양한 ETF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뉴욕증시에 상장된 ETF는 환차익도 거둘 수 있어 좋은 투자 대상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미국 지역 중소은행에 투자하는 'SPDR S&P RGL BK(KRE)' ETF다. 한 증권사 WM센터 관계자는 "해외기업에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지만 ETF는 투자 대상과 전략이 명확하게 공개돼 있는 만큼 국내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서도 쉽게 거래할 수 있다"며 "여러 종목을 나눠 담는 만큼 위험 관리도 직접 투자보다 낫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 엇갈리는 투자=이달 들어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에 투자하는 ETF에 1억6,000만달러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러한 베팅은 유가가 워낙 큰 폭으로 내려 바닥에 근접했고 과거 미국 금리인상 이후 예상과는 달리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되거나 강세가 둔화됐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달러 강세의 수혜를 받는 업종을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ETF 등에도 4,6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금리인상 이후 달러화 흐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운용사의 펀드 매니저는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단행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어느 정도의 파장을 몰고 올지 예측이 힘들다"며 "한발 앞선 투자보다는 시장의 방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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