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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폐지 경쟁 다시 불붙나

'한화 코리아레전드'도 환매수수료 폐지 결정

대형 펀드도 폐지 대열 합류… 경쟁 상품도 잇따라 없앨듯

"펀드자금 빈번한 유출입으로 오히려 투자자에 손해" 주장도


한화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인 '한화 코리아 레전드'도 환매수수료 폐지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들어 주춤했던 자산운용사의 펀드 환매수수료 폐지 경쟁에 다시 불을 댕길지 주목된다.

2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8일부터 대표 주식형 펀드인 '한화 코리아 레전드' 펀드의 환매수수료를 없애기로 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상진 한화자산운용 팀장은 "대형주 펀드이지만 환매수수료를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펀드 유동성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앞으로 중소형주 펀드나 가치주 펀드를 제외하고는 점진적으로 수수료를 폐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코리아 레전드펀드는 1999년 현대투신운용에서 출시된 '바이 코리아' 펀드가 전신이다. 바이 코리아 펀드는 IMF 금융위기 이후 국내에서 펀드 열풍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펀드다. 한때 설정액이 11조원에 달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기도 했지만 2차례에 걸친 인수합병(M&A)으로 지금은 한화자산운용이 운용을 맡고 있다. 이 과정에서 펀드 명칭도 바뀌고 자금도 많이 빠졌지만 여전히 운용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다.

사실 지난해 11월 정부의 환매수수료 자율화 방침이 전해지면서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환매수수료를 폐지가 잇따랐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수수료 폐지가 뜸했다.



업계에서는 시장에 널리 알려진 '한화 코리아 레전드'가 환매수수료를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이와 경쟁하는 펀드들의 수수료 폐지도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달 동안 환매수수료를 폐지한 펀드는 대부분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이거나 해외 펀드가 많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예전부터 유지했던 제도라 굳이 폐지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쟁 상품이 수수료를 없애면 검토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자산운용사가 지난해 환매수수료를 폐지한 유럽펀드의 경우 경쟁 펀드인 한 외국계 운용사 상품이 환매수수료가 없었기 때문에 폐지하기도 했다. 환매 수수료를 없애는 펀드가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환매 수수료 폐지를 두고 업계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비록 해외에서는 시행되지 않는 제도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단기 투자 성향을 미뤄 볼 때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환매 수수료가 폐지되면 자금 유출이 빈번해져 오히려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환매 수수료가 폐지되면 빈번하게 펀드를 바꾸는 투자자도 생기게 될 것"이라며 "장기투자를 권해야 하는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못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매수수료가 펀드 보유기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자금 유출입으로 인한 부작용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팀장은 "환매수수료 폐지로 펀드를 수시로 갈아타는 수요는 10%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거래량이 많은 대형주 펀드에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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