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터진 대외악재로 국내 증시가 박스권 하단으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들이 주식형펀드로 유입되고 있다.
1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총 4,93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특히 유입액의 절반이 넘는 3,235억원이 기초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몰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이처럼 자금이 주식형펀드로 들어오는 이유는 코스피가 박스권 바닥인 1,900선을 밑돌자 지수 반등을 노린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중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국내 증시가 하락하면서 국내 주식펀드로 투자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며 "투자심리 호전보다는 지수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단기 지수 반등을 노린 만큼 레버리지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연초 후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주식형펀드는 '삼성KODEX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총 5,370억원이 순유입됐다. 이어 '미래에셋TIGER200 ETF'에 738억원, 'NH-CA코리아2배레버리지(주식-파생)Ce'에 484억원이 들어오는 등 자금유입 상위펀드 10개 중 7개를 레버리지 펀드가 차지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수익률보다 더 큰 폭으로 펀드의 성과가 움직이도록 설계된 만큼 단기간 저가매수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통상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지면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고 2,000선을 회복하면 다시 매도하는 전략이 사용된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지수는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9배인데 과거 경험상 지수는 PBR 1배를 밑돈 뒤 빠른 복원력을 보여줬다"며 "1,900선 아래서는 주식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도 "시장의 하락과 함께 밸류에이션 수준 역시 낮아져 있어 지속적으로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900선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5.42포인트(1.34%) 오른 1,916.28에 거래를 마치면서 1,900선을 회복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