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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바닥을 기던 컨테이너운임이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의 생산기지인 중국이 다음 달 춘제 연휴를 앞두고 공장 가동률을 바짝 끌어올리며 물동량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운업 자체가 회복된 것이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지난해보다 운임 상승 폭이 크고 시기가 새해와 겹치면서 해운업계도 반가워하고 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유럽으로 가는 운임을 나타내는 SCFI 유럽 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주 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573달러에서 이달 첫주 1,232달러로 2배 이상 급등했다. 중국발 미국 서부와 동부로 향하는 운임도 같은 기간 각각 98%, 76% 급증한 FEU(12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1,518달러, 2,555달러로 껑충 뛰었다.
컨테이너운임은 지난해 내내 약세를 이어갔다. 세계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줄어든 가운데 1만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속속 등장하면서 선복량(선박공급량)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해운업계의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한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운임이 반짝 상승한 것이다.
업계는 운임 인상의 원인을 오는 2월 8일부터 2주간 이어지는 중국 춘제 연휴에서 찾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제조업 생산이 2주간 공백기를 앞두고 미리 생산성을 최대한 높여 출하량을 늘리면서 물동량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휴 직전인 1월 말까지는 운임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2월 중순 이후에는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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