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1일, 다양한 혜택을 내세우며 현역병을 대상으로 한 ‘나라사랑카드’를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현역병이 선호하는 혜택을 받으려면 자신들의 한달 월급보다 많은 이용실적을 올려야 합니다. 월급 이외에 부모님들로부터 추가적으로 금전적 지원을 받아 이용실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인데요.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입장에서는 기업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생생내기를 하지만 정작 현역장병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나라사랑카드 혜택에 대해 김성훈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얼마전 입대한 한 육군 장병에게 나라사랑카드 혜택이 늘어났는지 묻자 “군인들의 사정과는 다른 ‘있으나 마나’ 한 혜택”이라고 말합니다.
“처음엔 많은 혜택에 눈이 갔지만 20만원 이상의 이용실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는 것입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새로 출시한 나라사랑카드 혜택중 막상 군장병들이 휴가 때 누릴 수 있는 혜택에는 병장 월급보다 많은 20만원 이상의 전월 실적이 필요하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 KB국민은행 나라사랑카드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영화·놀이공원 할인 등 9가지 혜택은 전월 이용실적이 20만원 이상이어야만 받을 수 있습니다.
IBK기업은행 나라사랑카드도 통신·레스토랑·어학시험 할인 등이 포함된 ‘사랑’ 혜택은 20만원의 전월 이용실적을 필요로 합니다.
반면에 지난해 국방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육군 기준 현역 이병의 예상 월급은 14만 8,800원, 병장의 월급도 19만7,100원으로 20만원에 못 미칩니다. 현역병이 한달에 받는 월급 이상의 금전적 지출을 더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20만원 이용실적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폭넓은 보험 적용, 높은 예금 이자 등 장병들의 복지를 생각한 혜택들도 많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도 모른척 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나라사랑카드 상품이 고객 늘리리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CG]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나라사랑카드 이용자가 현역병으로 한정된 게 아니라서 일부 혜택의 이용실적이 다소 높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다만 “현역장병들이 주로 사용하는 만큼 불만이 계속 나올 경우 은행과 협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은행들 입장에서 혜택으로 인한 지출은 최소화하고 ‘고객 확보’라는 장점만 얻으려는 은행들의 정책에 더 나은 복지를 기대했던 군인들의 실망감은 높아져만 갑니다.” /김성훈기자 bevoice@sed.co.kr
[영상취재 오성재 /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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