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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한국 '포스트차이나 6'에 기회 있다

수출 비중 11.5% 달해 미국과 맞먹는 거대시장

잠재력 고려 땐 中 육박… "알토란시장 선점해야"



베트남 경제수도 호찌민시에서 두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국내 의류업체 팬코 공장. 빈즈엉성 미푸옥 공단에 자리한 이 공장에서는 수천 명의 베트남 재단사들이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워낙 일감이 쏟아지고 있어 쌓아둔 분홍색 원단들은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한국에서 들여온 원단으로 패딩 제품 등을 만들어 글로벌 기업 유니클로에 납품하고 있는 팬코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전년 대비 30% 증가한 1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만해도 호성적이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60%가량 급등한 2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한다. 오는 9월 다낭에 미푸옥 공장의 두 배에 가까운 1만6,000명이 일할 수 있는 대형 생산라인을 구축, 가동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김흔태 베트남법인장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이후 아세안 허브로 부상하면서 해외주문 물량도 늘리고 싶지만 주문을 따라잡기도 벅찬 상황"이라며 "이곳에서 불황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전했다.

수출 한국이 저유가와 교역 침체 등으로 깊은 수렁에 빠진 가운데 새 희망을 알리는 징후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또 한번 도약이 기대되는 베트남, 모디노믹스로 천지개벽 중인 인도, 세계의 공장으로 각광 받는 멕시코, 제2의 중동 붐이 기대되는 이란, 재정위기를 딛고 경기 회복 청신호가 켜진 경제 대국 이탈리아(유로존 3위)와 스페인(4위) 등이 바로 그러한 시장들이다. 이 국가들은 지난해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우호적 인식으로 한국산 제품을 더 많이 사들였다. 이들 6개국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11.5%(지난해 기준). 제2의 수출 대상국인 미국(13.2%)과 견줄 정도로 컸다. 성장 가능성 등 잠재력까지 고려하면 미국 시장 그 이상으로, 우리에게는 금방 꺼질 것처럼 위태로운 수출을 되살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주는 알토란 같은 시장으로 보면 된다.



수출 부흥이 절실한 우리로서는 이들 국가에서 성과를 확산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제조공장이 몰리는 허브 국가들을 잘 활용하는 한편 무주공산에 가까운 이란 등의 신시장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이들 시장에 대한 현지 밀착취재를 통해 수출 입국으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한 '수출 한국, 기회의 땅에서 희망을 보다' 시리즈를 게재한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호찌민=구경우기자 bluesqua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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