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가 화두였다.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과 비교해 지배구조 개선의 작업이 더딘 편이었지만 한국과 일본 등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와 책임을 강조하는 행동 강령을 정착시킨 데 이어 기업의 주주친화 정책인 지배구조 강령을 연이어 도입하면서 개선 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 결과 다수의 일본 기업은 자사주 매입, 사외이사 선임 등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부의 노력에 화답했다. 일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는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내년 주식시장 상승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역시 대기업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주 매입, 사외이사 선임 등 소액 주주를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 삼성의 이러한 움직임은 낙수 효과를 불러일으켜 한국의 수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성과를 거두기 전에 다소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이러한 노력은 한국 주식시장의 재평가를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배구조 개선만큼 아시아 지역 시장에서 강조되는 분야가 있다. 바로 환경보호를 위한 움직임이다. 중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내부에서 거센 질타를 받은 대기오염 등의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 초부터 새로운 환경보호법을 시행하며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25년 만에 환경보호법을 개정한 것으로 시행 초기부터 역사상 가장 엄격한 규제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기업의 환경 보호를 위한 책임도 강조되며 규제를 위반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이 예고됐다. 중국은 법 개정 이후 약 1년 동안 과거 대비 강력한 규제와 환경보호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환경보호를 위한 기업의 노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할 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내년에는 긍정적인 기류가 아시아 지역 내 다른 국가 및 기업에도 확장돼 전체적인 경쟁력 제고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부가 주도했지만 기업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기업의 책임이 점차 강화되는 점은 저평가된 아시아 지역 주식시장의 재평가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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