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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판도 바꾸는 대우증권 인수전] <2> 미래에셋증권

"펀드·자산관리-위탁매매·IB 강점 더하면 최상 시너지 기대"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투자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우량 해외 기업에 투자해왔고 오피스 등 부동산 투자, 호텔 인수 등도 꾸준히 진행하며 성공적인 투자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증권이 법인과 리테일 영업, 투자은행(IB)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KDB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또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할 경우 자기자본 규모가 최대 7조7,000원에 달하는 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글로벌 IB와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 두 증권사의 조합은 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도에 부합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업무 영역도 크게 중첩되지 않는다. 미래에셋증권이 연금과 자산관리(WM)에 특화됐다면 대우증권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채권운용·투자금융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증권사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WM과 펀드 판매 등에 강점이 있는데 대우증권은 법인영업과 소매영업·IB 등 양쪽이 겹치는 부분이 적으니까 시너지는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인수 자금조달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당초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 카드를 뽑아 들었다. 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증자규모가 9,561억원으로 줄었고 5일 실시된 청약에서 약 7%의 실권주가 발생함에 따라 실제 조달규모는 9,061억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2조원 초중반대로 예상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일부의 시각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자금 조달 계획은 완벽하게 갖춰 있다고 설명했다. 성필규 미래에셋증권 경영혁신본부장은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주가 변동에 따라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어 1조2,000억원이라는 최초 유상증자 규모는 목표액이 아니라 당시 주가가 반영된 증자 규모일 뿐"이라며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자금계획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추가적인 회사채 발행이나 차입 없이도 현재 보유한 자기자본만으로도 충분히 1조원 이상을 조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이익잉여금은 1조3,500억원을 넘어섰으며 현금성 자산도 5,0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또 자산 유동화나 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 다만 유상증자를 한 만큼 회사채 발행 여력도 커졌지만 사채 발행은 자금 조달 방안 중 후순위에 두고 있다. 성 본부장은 "결국은 하나로 합쳐야 할 회사인데 지금 사채를 발행해 인수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전략이 아니다"라며 "내부 자금을 이용하는 것이 선순위이고 안정성과 비용 발생 등을 고려한 단계적인 자금 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자신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형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대우증권의 역량과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이 입찰에 참여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역시 이전부터 "한국형 투자은행을 만들기 위해서는 증권사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20조원 정도의 자본이 있어야 과감하게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올 초에도 앞으로 3년 내 그룹의 실질적 자기자본을 1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1,800억원 규모인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박 회장의 구상은 더욱 빨리 실현될 수 있다.

또 대우증권의 풍부한 브로커리지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 능력을 강화할 수 있고 미래에셋증권의 해외투자 역량과 대우증권의 투자금융 '노하우'가 만나게 되면 대형 투자은행으로서의 경쟁력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대우증권 인수전에 나선 계기로 판단된다. 성 본부장은 "인수에 성공한다면 대우증권의 고객들에게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해외 투자 분야에서도 서로의 장점을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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