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소득증빙 어려운 수요자, 대출 어떻게
카드이용액·1년이상 불입 적금내역도 소득 인정 받아
Q 고정금리·변동금리 중 어떤게 좋은가
DTI 여유 있으면 변동·안정성 고려땐 고정금리 유리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원칙적으로 비거치식·분할상환을 적용하기로 한 '가계부채 관리방향 및 은행권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직후인 15일 은행 창구에서는 바뀐 주담대 조건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다. 이번 대책이 이미 예고된 것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기존 주담대 대출자, 신규 수요자 등이 손익계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문의가 가장 집중됐던 부분은 △기존 대출자들의 거치기간 연장 가능 여부 △소득이 불투명한 계층의 소득 증빙 방법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 유불리 등에 관한 부분이었다. 서울경제신문이 시중은행들의 도움을 받아 이를 정리했다.
①거치 기간 끝나는 기존 대출자, 연장 가능한가=보통 '3년 거치, 20~30년 만기' 식으로 대출을 받았던 기존 주담대 대출자들의 문의가 집중됐던 부분은 내년이나 내후년 기존 주담대의 거치기간이 끝날 경우 대환 대출을 통해 다시 거치기간을 3년 연장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은행들은 보통 한 번에 한해 거치기간 연장이 가능하도록 대환 대출을 해주지만 이는 사실상 신규 대출을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를 초과한다면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라 분할상환이 의무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2018년 12월31일 이전에 같은 은행에서 같은 금액 이하로 대환하는 경우에는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상에 해당하더라도 1회에 한해 거치기간을 최장 3년까지 설정할 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뒀다. 기존 대출자들에 대해 이번 대책을 소급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기존 대출자들의 거치기간 연장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다만 대환 과정에서 중도상환 수수료나 인지세 등의 추가 부담은 생길 수 있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②은퇴자 등 소득 증빙 어려운 수요자, 대출 어떻게 하나=주담대를 은퇴자금 등으로 쓰려는 노령층은 소득 증빙 방법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실제로 내년부터는 소득이 없는 사람이 자신이 소유한 주택으로 담보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투자 목적으로 이용하려면 소득증명서 대신 건강보험료 납부 금액이나 국민연금 납부 내역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도 여의치 않다면 신용카드 이용금액이나 1년 이상 불입한 적금 내역도 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자신이 사용하는 카드사에 직접 요청하거나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www.hometax.go.kr) 신용카드 이용 내역만 출력해 제출할 수 있다. 적금은 대출을 받으려는 은행에 가입된 것일 경우 추가 증빙이 필요 없지만 타행이면 통장 사본이 필요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득 증빙을 한다고 해도 DTI가 60%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 분할상환을 해야 하는데 이런 조건이라면 대출을 포기하는 수요도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③고정금리가 유리한가 변동금리가 유리한가=앞으로 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떤 상품이 유리한지도 쟁점이었다.
금리 측면에서는 변동금리가 유리하지만 중장기적인 안정성을 본다면 고정금리가 낫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현 상황에서 금리만 본다면 각종 규제에도 불구, 변동금리는 여전히 유리하다. 국민은행의 경우 15일 현재 변동금리 상품의 최저금리는 2.87%로 고정금리 상품 최저금리인 3.18%보다 0.31%포인트나 낮으며 타행들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0.3%포인트가량 차이를 두고 있다. DT0I에 여유가 있다면 신규 코픽스(COFIX)를 기반으로 한 변동금리 상품이 가장 이자 비용이 저렴한 셈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안정성을 본다면 고정금리 대출이 나을 수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고 변동금리 대출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대출자들은 이번 대책에서 도입된 '스트레스금리'를 반영한 DTI가 80%를 넘을 경우 변동금리 선택시 대출 한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
한도를 높게 받으면서 안정적인 대출 구조를 유지하려면 처음부터 속 편하게 고정금리를 택하는 것이 낫다.
/윤홍우·양철민·박윤선기자
seoulbird@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