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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의류 제조기업 JE는 내수 시장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략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뛰어들었지만 얼마 못 가 벽에 부딪쳤다. 수출 업무를 경험한 인력이 없어 복잡한 관세 지식과 판로 개척에 필요한 노하우가 부족했던 것이다. 과자 제조기업인 우리밀도 상황은 비슷했다. 25년간 국내 거래만 해온 터라 수출 계획을 쉽사리 진행할 수 없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멘토링 제도를 활용해 해당 기업의 문제 해결에 나섰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무역협회에서 관세 업무를 담당하다가 퇴직한 전문 인력과 수출 경험이 풍부한 기업 직원들로 멘토단을 구성해 이들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 연결해 준 것이다.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전담 FTA 활용창구도 운영해 관세사가 수시로 기업을 지원하도록 했다.
JE는 멘토링을 받으며 조금씩 수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수출멘토기업인 씨엠에스 코리아 어패럴과의 멘토링 3번을 거치며 해외 바이어 발굴 노하우를 터득했다. 4개월 뒤 몇 가지 의류 표본을 선보이고 미국 기업과 4,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대부분 중소기업이 중간 유통상을 두고 간접 수출해온 것과 달리 직접 수출에 성공한 사례다. 또 다른 멘토기업 에스더블유티(SWT)와도 교류하며 수출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기존 제품 위주의 수동적인 수출 추진에서 벗어나 원가를 낮춰 판매하는 전략을 세우며 적극적으로 도전하게 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중국산 원사를 이용해 의류를 제조하면서 해외 바이어가 원하는 수량과 가격을 맞춤형으로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꾸준히 멘토링에 참여한 우리밀도 현재 중국 전역에 과자를 수출하고 있다.
산단공 관계자는 "기업들의 현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산단공의 강점을 활용해 상호 수요에 맞게 맞춤식 매칭으로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줬다"며 "수출 정보를 알려주고 네트워크를 조성해주니 해외 바이어 발굴부터 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성사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멘토링 지원 사업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글로벌 메이트 수출지원단' 사업의 일환이다. 서울과 반월시화, 구미, 부산, 광주 등 총 10개의 지역 산단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단공은 내수 기업을 수출 기업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우리 경제의 수출 저변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이 수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백주연기자 nice8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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