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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딱 5개·3개월만 영업… 더 강력해진 한정판의 매력

외식업계 '제한 마케팅' 열풍… 매장 오픈전부터 줄서서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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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입점한 뉴욕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를 방문한 사람들이 이른 시간 개장 전부터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지윤기자



"딱 3개월만 영업합니다." 지난 8월 서울 이태원동 경리단길 초입에 들어선 수제맥주 전문점 '남산 케미스트리'는 개점과 동시에 폐점 시기를 정했다. 중소 하우스맥주 100여종을 구비한 이곳은 평일 낮에도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손님이 몰려든다. 직장인 김혜연(32)씨는 "영업기간이 곧 끝난다고 들어 친구들과 일찌감치 일정을 정해 들렀다"고 말했다. 남산 케미스트리 관계자는 "건물주가 다양한 국산 수제맥주를 알리기 위해 양조업체 7곳을 한곳에 모아 시범 운영 중"이라며 "영업기간이 정해졌다는 소식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고객이 몰려 영업 연장 얘기도 들리지만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다.

외식시장에 업그레이드된 '한정판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수량을 한정하는 것에서 나아가 하루 판매량을 제한하거나 영업기간을 못 박는 '냉정한' 전략이 오히려 소비욕구를 자극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공식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최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입점한 미국 뉴욕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베이커리'가 대표적 경우다. 이곳은 특정 인기메뉴의 일판매량을 50개로 제한한다. 한정 제품을 사기 위해 개점 전인 이른 시간부터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매그놀리아 판교점 직원은 "바나나푸딩과 레드벨벳 컵케이크의 경우 1인 1개로 제한해도 오전에 일찌감치 동나 많은 손님들이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라고 귀띔했다. 덕분에 매그놀리아는 개장 한 달 만에 월 매출 6억원을 기록했다. 판교점 내 900여개 매장 중 10위 안에 드는 놀라운 성적표다.

한정판 마케팅이 새로운 전략은 아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와 올해 어린이 메뉴 해피밀세트의 사은품으로 '슈퍼마리오'와 '미니언즈' 캐릭터를 한정 증정해 고객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 등 화제를 모았다. 던킨도너츠도 지난해 유럽 인기 캐릭터 '무민'을 활용한 한정판 사은품 출시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요즘 한정판 마케팅은 1인당 구매량을 줄이고 영업기간까지 한시적으로 정해 소비심리를 최대한 자극한다는 점에서 더욱 강력하다. 준비 제품이 모두 팔릴 때까지 진행하던 기존 전략과 달리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까지만 매장을 운영하거나 인기 제품의 하루 판매량을 아예 제한하는 식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서울 홍대 부근에서 한달 간 운영한 팝업스토어 '이슬포차'가 인기를 끌자 이달 부산에 이슬포차를 한달만 열기로 했다.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베이커리 메종엠오는 대표 메뉴인 초콜릿케이크 '몽블랑'을 하루 5개로 제한하자 매일 아침 가게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일상이 됐다.

이같은 한정판에 소비자가 몰리는 것은 아무나 경험할 수 없다는 희소성과 노력을 들여 목적을 달성했다는 성취감이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최신 트렌드를 적극 수용하고 이에 만족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자존감까지 높일 수 있어 더욱 한정판 마케팅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희소성의 가치를 지닌 한정판은 본인은 특별하다는 우월감 등 자아 정체성을 불러일으킨다"며 "최근 SNS 등을 통해 소유한 한정판을 과시하기 쉬워졌기 때문에 이를 자극하는 다양한 형태의 한정판 마케팅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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