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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내년을 대비해야 할 시간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내년 국내 증시의 흐름은 '상고하저'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중국의 통화 완화 정책 영향으로 상승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반기에는 기업 구조조정과 미국 대통령선거라는 변수를 감안해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주식 투자자는 내년을 준비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우선 프랑스 파리에서 충격적인 테러가 발생하면서 경기 위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정책이 발표될지, 다음날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담에서 원유 감산 여부를 확정 지을 수 있을지도 변수다. 미국 기준금리의 연내 인상 여부도 전세계 투자가의 가장 큰 관심사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이 같은 이벤트의 결과에 따라 국내외 주식 시장이 요동칠 것이다. 확실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투자자의 경계 심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투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대목 중 하나는 원자재 가격의 반등 여부와 회복 시점이다. 전세계 원자재 가격은 최근 4년 연속 하락세다. 이는 신흥국 증시 부진으로 이어졌다.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원유와 기초금속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어서 내년에는 공급 축소 문제가 부각될 수도 있다. 더불어 에너지·소재·산업재 분야 기업의 구조조정도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업종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1년 넘게 자산과 부채를 축소하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쓰러진 업체의 시장까지 차지하면서 매출과 이익 개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구조조정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증시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내년 12월 진행될 미국 대선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미국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8년 주기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높았던 것은 일종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고 이에 앞서 2000년에는 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의 거품이 꺼지며 경제에 쇼크가 왔다. 이는 정권교체와 정책변화에 대한 투자자의 두려움이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투자를 결정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상할 때 경제 외적인 변수들도 포함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

투자를 할 때 위기와 기회는 항상 함께 존재한다. 내년 역시 마찬가지다. 일단 연말에 미국이 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하기에 앞서 찾아올 조정 국면을 내년 상반기 투자 성공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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