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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무산 현대증권, 내년 재매각? 파인스트리트와 협상?

"협상권 주어지면 적극 나설것"… 파인스트리트 인수 의사 피력


오릭스 PE가 인수를 포기한 현대증권의 향방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협의해 재매각 여부와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의 앞날을 놓고 △내년 상반기 재매각 △오릭스 PE에 밀렸던 차순위협상자인 파인스트리트와 배타적 협상을 통한 조기매각 등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20일 파인스트리트는 현대증권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현대그룹으로부터 배타적협상권이 부여될 경우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파인스트리트 관계자는 "산은으로부터 특별한 메시지를 받은 바 없다"면서도 "배타적협상권이 주어질 경우 인수의향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파인스트리트는 지난 1월 오릭스PE와 함께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오릭스PE에 밀리기는 했지만 본입찰에서 앵커LP(주요 출자자)로 세계 5대 사모펀드(PEF)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를 유치해 오릭스PE를 위협하는 인수후보였다. 파인스트리트는 인수가격면에서도 오릭스PE에 비해 1,000억원가량 높았고 오릭스PE와 달리 현대증권 주식을 기초로 재무적투자가(FI)들과 맺은 TRS(Total Return Swap·총 수입 스와프)를 모두 사들이기로 해 현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파인스트리트는 지난 2013년 우리투자증권 매각에서도 KB금융지주나 NH금융지주와 비교해 패키지와 분리인수 모두 최고가격을 적어냈다. 그만큼 증권업 투자에 대한 의지가 높다. 조건호 파인스트리트 회장이 현대증권 인수용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위해 해외 유한책임사원(LP)을 모집하는 등 자금유치도 일찌감치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스트리트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할 경우 이제 막 시작된 KDB대우증권 매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파인스트리트의 기대처럼 상황이 전개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현대그룹은 이날 "현대증권 재매각 등과 관련한 논의를 산업은행과 진행하고 있다"며 "곧바로 재매각 절차에 나설지, 다른 자구안부터 이행할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우증권의 매각작업이 마무리된 후 내년 상반기에 현대증권의 매각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의 자구노력 등을 감안할 때 현대증권 매각 무산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에서 당장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간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현대증권의 앞날과 관련, 경영진의 징계문제도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22일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위원회에서는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을 비롯해 IB본부 소속 임원 2명에게 그룹계열사에 신용 공여 등 부당지원을 한 혐의에 대해 문책경고에 해당하는 중징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 등 관련 임원들이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향후 3년간 금융사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다. 현대증권 노조도 이 부분을 문제 삼을 태세다. /송종호·서민우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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