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본질을 고민할수록 제품의 모습은 단순해져요. 필요없는 장식을 덜어낼 수 있거든요."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디자인 연구팀의 서민지 책임연구원의 말이다.
28일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 본사에서 만난 HE 디자인 연구팀의 '미녀 3총사'는 제품을 디자인할 때 가장 우선하는 요소로 '제품의 본질'을 꼽았다. 기능과 역할에 초점을 맞출수록 제품의 선은 단순하게, 무게는 가벼워지며, 두께는 얇아진다는 것. "장식을 최소화한 '미니멀리즘'이 바로 LG전자의 디자인 철학"이라고 디자이너들은 입을 모았다.
서 책임연구원을 비롯해 LG전자 HE 디자인 연구소에서 만난 김연진 책임연구원과 박보연 주임연구원은 HE 디자인연구소의 미녀 3총사로 통한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이들은 LG전자 HE 사업본부의 최신 제품들인 그램 노트북(박 주임연구원), 클래식 레트로 TV(김 책임연구원)와 미니빔 프로젝터(서 책임연구원)의 디자인을 담당한 주역들이다. 모두 '심플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제품들이다.
특히 1㎏(13인치 기준)이 채 안 되는 그램 노트북은 가볍고 세련된 정보기술(IT) 기기를 선호하는 여성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지난해 LG전자 전체 울트라북 판매량을 전년비 53.9%나 증가시켰다고 시장조사기관 IDC가 집계하기도 했다.
"LG전자 디자인의 궁극적 목표는 사용자가 나날의 삶에서 제품을 사용하며 편안함과 만족을 얻고, 다시 삶의 스토리를 빚는 것이에요."
서 책임연구원의 조금은 수줍으면서도 당찬 발언은 "본질에 충실한 제품은 소비자들의 삶 깊숙이 파고들어 단순한 기능 이상의 교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를 평범하면서도 분명하게 짚은 것이다.
박 주임연구원은 "그램 노트북의 경우 주 소비자인 여성들이 잡지를 곁에 두길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최대한 잡지와 비슷한 크기·무게로 만들고자 했다"며 "그램 노트북이 휴대하는 PC를 넘어 한 여성과 일상을 함께하는 기기가 되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김 책임연구원 역시 "신제품 디자인을 보여드릴 때마다 연구소장의 첫 번째 질문은 언제나 '제품의 본질을 얼마나 고민했는가'이다"라고 말했다.
HE 디자인연구팀의 미녀 3인방은 제품 본연의 성능을 강조한 미니멀리즘이 앞으로도 LG전자 신제품의 핵심 가치로 남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제품 간 융복합이 강화되는 가전 업계의 최신 경향을 반영해 여러 가지 제품을 하나로 녹여내는 작업이 이들이 추구하는 지향점이다.
예를 들면 하나의 기기를 TV로, 스마트폰으로 다시 PC로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디자인을 찾는 것이다. 서 책임연구원은 "서로 다른 제품 간 융합은 가전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다양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최대한 융합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단순한 모습을 갖춘 제품을 디자인하는 게 LG 디자이너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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