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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께 선보일 헤지펀드는 연 10% 수준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도록 운용할 계획입니다."
원종준(사진) 라임투자자문 대표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사모펀드 규정 개정에 맞춰 올해 안에 헤지펀드를 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출사표를 던졌다.
원 대표는 "헤지펀드는 원래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목표 수익을 내는 상품인데, 높은 변동성 탓에 위험한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투자자문사들이 헤지펀드 시장에 속속 진출하겠지만 결국 안정성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사모펀드 규정 개정안이 포함된 자본시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투자자문사들이 이달 말부터 인가를 받지 않더라도 사모펀드 운용업자로 등록할 수 있게 된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자본금 기준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라임투자자문도 법령 개정에 맞춰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원 대표가 헤지펀드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변동성 관리다. 지난 2011년 출범한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들 가운데 일부 회사는 들쑥날쑥한 운용성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안정적 수익률로 기존 헤지펀드와는 물론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경쟁자들과도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원 대표는 "기관투자가들은 변동성이 높은 헤지펀드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며 "최소 2조~3조를 운용하는 기관들은 헤지펀드에 엄청난 수익을 바라는 것이 아니고 투자처 다변화를 위해 헤지펀드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 좀 더 나아가서는 연 10%의 수익만 안정적으로 올려도 기관은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헤지펀드들의 성과를 살펴보면 롤러코스터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브레인태백'은 지난해 한해 동안 12.13%의 수익을 올렸지만, 올 들어서는 지난달 11일까지 -11.16%이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신에버그린롱숏'는 2014년 1년 동안 8.24%의 손실을 냈지만, 올 들어서는 0.93%의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트러스톤탑건코리아롱숏'은 지난해 -7.77%에 이어 올해도 -4.66%로 수익률 마이너스 행진을 벌이고 있다.
원 대표는 "헤지펀드는 원래 시장의 변화에 상관 없이 안정적으로 5% 이상의 중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인데, 현재 운용되고 있는 헤지펀드들의 성과가 불안정하다 보니 시장에 '불안한 상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헤지펀드 시장은 안정성이 성패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원 대표가 구상하는 안정적 투자전략은 뭘까. 원 대표는 우선 전체 운용자산 중 롱쇼트(주가가 오를 종목은 매수하고 반대의 종목은 공매도) 투자 비중을 절반 가량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롱쇼트 투자전략은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방향성을 잘못 예측하면 손실이 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 대표는 "증권사들을 통해 롱쇼트 자문을 하면서 펀더멘털(철저한 종목 분석 기반)·퀀트(수치 분석 기반) 등 여러 기법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변동성을 결정하는 것은 방법의 다양성이 아니라 롱쇼트로 주식에 얼마나 투자하는가였다"며 "롱쇼트 투자는 절반만 하고, 나머지는 메자닌·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대표는 지난해부터 눈여겨 본 인테리어주와 더불어 최근 증권·클라우드컴퓨팅·음식료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부동산 매매 건수와 이사수요가 늘어나면서 내년까지 건축자재 제조사들의 실적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주는 실적 대비 지나치게 하락해 있는 상황이어서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TV만 틀면 먹거리 얘기가 나올 정도로 먹거리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음식료 관련주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e is…
▲1979년 경남 출생 ▲2005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2005년 우리은행 증권운용부 ▲2008년 트러스톤자산운용 AI본부 ▲2009년 브레인투자자문 주식운용팀장 ▲2012년 라임투자자문 대표
/김창영기자 k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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