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자동차
규제 강화 흐름… 성장 원동력
2차전지 부품업체 주목해야
● 핀테크·IoT
모바일결제·인터넷銀 확대… 통신·센서 등 강세 기대
● 미디어·콘텐츠
중국 공략 엔터·게임 집중… 한류 4.0 관련株 적극 고려
● 바이오·헬스케어
대기업 적극적 투자 잇달아… R&D 성과 등 가파른 성장세
● 방산·O2O
동북아 군비 경쟁에 수혜…온오프라인 서비스도 유망
어느덧 2015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해 국내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동시에 경험했다.
연초만 해도 1,900대 초반에서 힘겹게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는 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하로 사상 첫 1%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자금이 몰려들면서 4월 한때 2,200선에 근접하며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하지만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와 중국 증시 급락,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 등 잇따른 대내외 악재에 발목이 잡히며 또 코스피는 2,000선 아래로 되돌아갔다.
2000선 안팎을 횡보하고 있지만 시장 및 재테크 전문가들은 내년에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주식을 첫 손가락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유럽, 일본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해 그동안 증시를 억누르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증시로 다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여전히 아시아 주요 증시에 비해 저평가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또 다른 투자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시꺼먼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듯 곳곳에서 쏟아지는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투자 기회는 열려있는 법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증시를 이끌어갈 4가지 테마로 △친환경·전기차 △핀테크·사물인터넷 △미디어·콘텐츠 △바이오·헬스케어 등을 제시했다. 다가오는 새해를 맞아 증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투자 유망업종 중 옥석을 가려 투자한다면 소중한 자산증식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2016년 새해는 '병신년(丙申年)'이다. '병'(丙)이 상징하는 색상은 붉은 색이고 '신'(申)이 상징하는 동물은 원숭이라서 2016년을 '붉은 원숭이의 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내년 국내 증시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녹록치 만은 않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의 흐름 역시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 외적으로도 국내에선 4월 총선을 앞두고 있고, 해외에선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험난한 여정이 투자자들의 앞길에 놓여 있지만 새해 증시를 관통하는 키워드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다면 성공 투자에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바라보는 내년 증시의 유망 투자테마를 종합해보면 △친환경·전기차 △핀테크·사물인터넷 △미디어·콘텐츠 △바이오·헬스케어 등 크게 4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또 동북아 군비 경쟁 속에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구조적 성장주로 각광받고 있는 방산주를 비롯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O2O' 관련주들도 내년 증시를 이끌어갈 테마주로 관심을 끌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내년 증시의 핫 키워드는 친환경 전기차다. 특히 지난 9월 불거진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연비조작 사태는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기폭제가 됐다. 전기차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LG화학의 경우 올 들어 주가가 75%나 급등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행거리와 높은 가격 등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상황에서 환경 규제와 보조금 정책 등이 더해지면서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꽃 피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의 강력한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핵심기술인 2차전지 관련 부품업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금융과 기술의 융합을 뜻하는 핀테크와 사물끼리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은 최근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를 프리미엄폰에서 중저가폰으로 확대 보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두 곳의 예비인가도 이뤄지면서 국내 핀테크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향후 5년간 연평균 4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사물인터넷 관련 업종 역시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유망주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든 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시장이 확대되면 통신사업자 외에도 센서, 스마트홈, 보안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비전자제품의 전자화와 더불어 사물간 정보 보안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통신장비, 보안시장도 새롭게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류'로 대표되는 미디어·콘텐츠산업도 내년에 더욱 눈여겨 보아야 할 투자 유망 아이템 중 하나다. 특히 한류 문화의 가장 큰 소비시장인 중국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업체들과 게임 관련주들은 투자를 적극 고려할 만 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K-드라마(한류 1.0)와 K-팝(한류 2.0), K-컬쳐(한류 3,0)를 거쳐 미디어·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및 관련 상품의 융복합화를 뜻하는 한류 4.0은 2016년 한국경제의 성장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 한해 국내외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바이오·헬스케어의 돌풍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미래 성장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며 거품 논란이 일었던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이 최근 대규모 수출계약 등 실적과 직결되는 성과물들을 내놓으면서 다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잇따르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들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동북아 군비 경쟁의 수혜가 예상되는 방위산업 관련주와 온라인(핀테크)과 오프라인(유통업체)의 연결을 의미하는 'O2O 서비스' 관련주들도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유망주들로 손꼽히고 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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