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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Deal] 현대증권 10월말 새출발… 명가 재건 나선다

당국 대주주 변경 승인 지연에 임시주총 개최 시기 2주 연기









오릭스 프라이빗에퀴티(PE)를 새 주인으로 맞은 현대증권이 이달 말 새롭게 출발하며 명가(名家) 재건에 나선다. 일본계 PE의 풍부한 자금력과 국내 대표 증권사의 화학적 결합이 앞으로 증권업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는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다.

1일 금융당국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심사 통과가 유력한 오는 21일 이후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기범 사장 내정자를 포함한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당초 현대증권은 12일 임시주총을 열 계획이었지만 금융당국의 심사가 지연되면서 주총 개최시기를 2주가량 연기했다. 오릭스 PE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승인 이후 곧바로 임시주총을 열 것"이라면서 "금융당국의 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말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14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 현대증권의 대주주 변경 안건을 심사한 후 21일 금융위원회에서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중순 국정감사에서 '파킹 딜' 논란이 불거져 심사가 다소 지연됐을 뿐 승인과 관련한 중요한 결격 사유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가 지난 6월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후 석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현대증권 직원들이 동요할 수 있다는 점도 당국이 심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증권 명가인 현대증권이 자금력이 풍부한 오릭스를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릭스는 올해 설립 51주년을 맞은 일본의 종합금융그룹이다. 1964년 설립 당시에는 일본의 상사 3곳과 은행 5곳이 연합해 만든 종업원 13명의 작은 리스업체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총자산 9조1,000억엔(약 85조4,600억원), 매출액 1조3,000억엔, 순이익 2,000억엔 규모의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한때 주력 사업이던 리스를 넘어 은행·보험·기업금융·부동산·생명보험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증권을 인수한 오릭스 PE의 이종철 대표는 오릭스 본사 한국실장으로 동아시아사업본부 소속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은 모기업인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투자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다"면서 "자금력이 풍부한 오릭스가 대주주가 되면서 직원들 사이에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이 현대증권의 새 수장이 된 것도 기대요인이다. 김 신임 사장은 업계의 대표적 국제통이자 IB 전문가로서 1983년 씨티은행에 입행한 뒤 KDB대우증권 헝가리법인 사장과 런던법인 사장, 국제사업본부장을 역임했고 2007년 메리츠증권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대우증권 사장을 지냈다. 김 사장은 신임 사장에 내정된 올해 6월 말부터 인수단을 꾸려 석 달 가까이 현대증권의 업무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최근에는 노조 집행부와 저녁 회동을 갖는 등 스킨십 행보도 펼쳐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기범 체제의 현대증권이 리테일, 자산관리, 해외 IB 부문에서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릭스 해외 자산운용 계열사인 매리너인베스트먼트와 로베코자산운용의 상품을 현대증권의 리테일망을 이용해 판매할 수 있고 반대로 현대증권이 오릭스의 해외 계열사들과 협업해 동남아시아의 민자발전 프로젝트(IPP)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해외 비지니스를 적극적으로 전개해나갈 수 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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