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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 컨소시엄 예비인가 접수… 금융 소외계층 위한 서비스
빅데이터·모바일 활용 둥 필승 전략 신청서에 담아
중기연합 컨소시엄 500V는 내년 6월 2단계로 신청 미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경쟁이 3파전으로 압축됐다. 카카오컨소시엄(카카오뱅크), 인터파크 그랜드 컨소시엄(I-Bank), KT 컨소시엄 등 세 곳은 예비 인가 신청 마감일인 1일 금융위원회에 신청서를 접수하는 한편 23년 만의 은행업 라이선스를 거머쥐기 위한 필승전략을 공개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핵심 평가 항목인 '혁신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중소상공인·스타트업·중신용자 등 기존 은행권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던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서비스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 서비스, 모바일을 통한 편리한 접근성 등을 경쟁적으로 내세웠다.
이날 가장 먼저 예비인가 신청서를 낸 곳은 카카오뱅크였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의사를 밝힌 후 신청서 접수일까지 별다른 잡음을 내지 않았던 카카오뱅크에는 당초 알려진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을 비롯해 넷마블·로엔(멜론)·SGI서울보증·우정사업본부·이베이코리아·예스24·코나아이·텐센트 등 총 11개사가 참여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명실상부 분야별 최고의 대표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며 "카카오뱅크의 비전은 '이어주고-넓혀주고-나눠주고'"라고 강조했다.
인터파크 그랜드 컨소시엄 역시 기존에 공개됐던 업체보다 더 많은 참여사와 함께 금융당국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인터파크를 주축으로 SK텔레콤·GS홈쇼핑·BGF리테일·옐로금융그룹·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NHN엔터테인먼트·지엔텔·한국전자인증·세틀뱅크·IBK기업은행·NH투자증권·현대해상화재보험·한국증권금융웰컴저축은행 등 15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I-BANK의 최대 강점은 경제생활과 밀접한 각종 상거래와 금융거래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분석해 적용해본 경험까지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컨소시엄 참여사의 고객 수는 산술적으로 2억명에 달하고 사업자 수는 150만개에 이른다. 이들의 비식별 정보를 통합 분석해 신용평가의 혁신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중신용 고객에 대한 대출 이자율을 10% 이상 낮춰 현재 이들이 부담하는 과도한 이자비용을 연간 2조5,000억원 정도 경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I-BANK는 모바일 개인 금융비서, 자동화 PB(Private Banking) 서비스, 복합금융몰 등을 통해 고객을 위한 맞춤형 자산축적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신청서에 담았다. 아울러 I-BANK는 가상 화페 I-Money(가칭)도 출시하고 모든 소상공인들에게 가맹점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모바일 직불결제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KT컨소시엄은 교보생명이 막판에 참여를 포기하면서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세 곳 중 가장 많은 기업이 합세했다. KT·효성ITX·노틸러스효성·뱅크웨어글로벌·포스코ICT·브리지텍·모바일리더·GS리테일·얍컴퍼니·이지웰페어·우리은행·현대증권·한화생명·KG이니시스·KG모빌리언스·다날·한국정보통신·인포바인·8퍼센트 등 19개사다.
KT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의 온라인뿐만 아니라 편의점·ATM 기반의 오프라인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게 차별화된 강점"이라며 "오픈 금융 플랫폼 구축, 빅데이터 분석 및 위치 기반 맞춤형 상품 제공, 벤처나 스타트업, 소상공인들의 수익 증대를 지원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KT컨소시엄은 중기·벤처용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영상통화를 통한 안면인식 인증, 실시간 스마트 해외송금, 휴대폰 개통 이력을 통한 신용등급 산출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구상을 신청서에 담았다.
한편 대기업들과의 한판 경쟁을 예고했던 중기연합 컨소시엄 500V는 예비인가 신청을 내년 6월로 예정된 2단계 시기로 미루기로 했다. 차별화된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해서는 좀 더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이날 접수된 세 곳의 예비인가 신청서에 대해 혁신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 후 12월 중 1~2곳에 예비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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