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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소프트 뒤늦게 "모바일게임 강화"

온라인게임 대박신화가 가로막은 혁신


넥슨 어제 4번째 '모바일데이'… 신작 '슈퍼판타지워' 공개

"모바일 비중 20%로 확대"

엔씨는 히트작 '리니지2' 모바일 버전 내년초 출시

모바일게임 행보 재개키로


국내의 대표적인 게임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을 강화하고 있으나, 과거 '온라인 게임' 대박신화가 오히려 모바일시장에서 '파괴적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년 천문학적인 매출을 가져온 온라인 게임에 안주하다 모바일게임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28일 넥슨은 서울 서초동의 '넥슨아레나'에서 올해 네 번째 '모바일데이' 행사를 열고 신작 '슈퍼판타지워'를 공개했다. 이 게임은 50여명의 캐릭터 등 대규모 콘텐츠가 뒷받침된 전략역할수행게임으로 글로벌시장을 겨냥해 현재 20%에 그치는 모바일게임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상만 넥슨 모바일게임사업본부장은 이날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확보한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와 우수한 IP(지적재산권)이 있다"며 "이를 신규 모바일게임에 결합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또 11월 12일부터 열리는 부산 국제게임전시회(G-STAR 2015)에서도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신작을 동등한 비중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온라인게임 비중이 거의 100%에 달하는 엔씨소프트는 내년 초 '리니지2' 모바일게임 버전을 출시하는 한편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시작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리니지'의 온라인게임 버전인 '리니지헤이스트'란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으나 참패했다. 이후 후속작이 없다가 내년 초부터 다시 모바일게임에 재시동을 걸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양사가 모바일 행보를 강화하는 것은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연 평균 100% 가량 성장(한국콘텐츠진흥원 통계)하는 등 큰 폭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2011년에 비해 2조1,000억원이나 커진 반면 온라인은 1조2,000억원 이상 오히려 축소됐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 비중이 65%대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넥슨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가 온라인게임으로 2013년(82%)에 비해 큰 차이가 없고, 엔씨소프트는 거의 전적으로 온라인게임에 의존하는 등 모바일게임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넥슨은 수 백억원을 투입해 지난 7월 출시한 온라인 대작 '메이플스토리2'의 일 평균 매출이 3억원 미만에 그치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게임 '프렌즈팝 for Kakao' 일 평균 매출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서든어택(넥슨), 메이플스토리(넥슨), 리니지(엔씨), 아이온(엔씨) 등 10여년 간 장기 흥행작으로 2002년 이래 500%가 넘는 온라인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만 온라인게임 시장은 상위 8개 게임이 수 년 간 70% 가량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여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나 엔씨의 리니지가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지난 3월에야 모바일게임 팀들을 모아 모바일본부로 격상시키는 등 모바일에 대한 대처가 늦었다. 그나마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 조직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 양사는 또 10년 이상 온라인에서 막대한 현금이 쏟아진 탓에 '파괴적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모바일 비중이 80~90%에 달하는 넷마블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휩쓸며 올해 1조원 매출 달성이 유력시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넷마블은 앞서 2012년부터 온라인게임에서 거듭 실패하자 '모바일 배수진'을 쳤고 결국 그게 히트했다. 백영훈 넷마블 부사장은 "일본, 태국 등에 이어 내년 초에는 북미시장에서도 큰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넥슨과 엔씨도 온라인게임의 고객층이 두터워 모바일 마인드로 전환하면 모바일게임도 흥행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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