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엔저를 등에 업고 일본 농기계 제품이 국내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농기계 구매 융자 보조금 제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농기계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한국구보다와 얀마농기코리아 등 일본 농기계업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급속히 증가했다. 강창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일본 이앙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년 전 26% 수준이었지만 최근 50%를 훌쩍 넘어섰다.
같은 기간 트랙터 역시 9.2%에서 15~16%까지 높아졌다. 실제로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4 회계연도 결산 농림축산식품부 분석'에 따르면 농업기계 구입자금 중 외국산 농기계의 비율 역시 2010년 19.9%에서 2014년 27.8%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주요 일본 농기계 업체들은 올 들어서도 매출이 지난해보다 20~4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국내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의 농기계 구매 융자 보조금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5대 농기계업체의 대리점 협의회는 지난달 청와대·국회·국무총리실 등에 진정서를 전달하는 등 제도변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국내외 업체를 가리지 않고 전체 농기계 구입비의 80%까지 2%대의 저금리로 융자지원을 하고 있다.
한 농기계업체 관계자는 "국내 농기계 업체들은 해외에서 부품을 들여와 단순 조립하는 해외 업체에 비해 일자리 창출 등의 측면에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훨씬 크다"며 "트랙터를 기준으로 50% 이상 차이 나던 가격이 3년 사이에 엔저현상 등으로 20% 이하로 줄어든 상황에서 국가경제 기여도와 상관없이 정부의 융자 보조금이 지급되는 것은 일종의 역차별"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달 초 국가 기여도 등을 감안해 농기계 구입 자금 지원을 차등화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시행지침을 개정할 방침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일본 농기계 업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은 "가격부담을 감수하며 수입농기계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료 소비가 국산 제품보다 40% 이상 절감되는 등 품질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현재도 융자지원금이 국산 기계의 가격을 기준으로 정액제로 지급돼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수입 농기계는 80%의 지원을 다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에 대한 융자보조금과 기술개발 지원 등 정부 지원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업체들은 해외 시장진출 확대를 위기극복 방안으로 삼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대상이 결국 저가의 중국산이 아니라 중고가의 일본산 제품인 만큼 경쟁을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강창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을 모두 합쳐도 일본의 경쟁업체 회사 한곳과 매출이 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영세한 수준인 것이 토종 농기계업체의 냉정한 현실"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의 기술개발 등 다양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서두르지 않으면 외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잠식은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co.kr
2일 농기계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한국구보다와 얀마농기코리아 등 일본 농기계업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급속히 증가했다. 강창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일본 이앙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년 전 26% 수준이었지만 최근 50%를 훌쩍 넘어섰다.
같은 기간 트랙터 역시 9.2%에서 15~16%까지 높아졌다. 실제로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4 회계연도 결산 농림축산식품부 분석'에 따르면 농업기계 구입자금 중 외국산 농기계의 비율 역시 2010년 19.9%에서 2014년 27.8%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주요 일본 농기계 업체들은 올 들어서도 매출이 지난해보다 20~4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국내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의 농기계 구매 융자 보조금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5대 농기계업체의 대리점 협의회는 지난달 청와대·국회·국무총리실 등에 진정서를 전달하는 등 제도변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국내외 업체를 가리지 않고 전체 농기계 구입비의 80%까지 2%대의 저금리로 융자지원을 하고 있다.
한 농기계업체 관계자는 "국내 농기계 업체들은 해외에서 부품을 들여와 단순 조립하는 해외 업체에 비해 일자리 창출 등의 측면에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훨씬 크다"며 "트랙터를 기준으로 50% 이상 차이 나던 가격이 3년 사이에 엔저현상 등으로 20% 이하로 줄어든 상황에서 국가경제 기여도와 상관없이 정부의 융자 보조금이 지급되는 것은 일종의 역차별"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달 초 국가 기여도 등을 감안해 농기계 구입 자금 지원을 차등화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시행지침을 개정할 방침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일본 농기계 업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은 "가격부담을 감수하며 수입농기계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료 소비가 국산 제품보다 40% 이상 절감되는 등 품질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현재도 융자지원금이 국산 기계의 가격을 기준으로 정액제로 지급돼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수입 농기계는 80%의 지원을 다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에 대한 융자보조금과 기술개발 지원 등 정부 지원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업체들은 해외 시장진출 확대를 위기극복 방안으로 삼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대상이 결국 저가의 중국산이 아니라 중고가의 일본산 제품인 만큼 경쟁을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강창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을 모두 합쳐도 일본의 경쟁업체 회사 한곳과 매출이 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영세한 수준인 것이 토종 농기계업체의 냉정한 현실"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의 기술개발 등 다양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서두르지 않으면 외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잠식은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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