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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마저 철수… ELW시장 고사위기

금융당국 잇단 규제강화에 거래대금 4년전보다 90%↓


노무라증권이 수익성 감소를 이유로 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ELW 시장은 지난 2011년 세계 최대 거래대금을 자랑할 정도였지만 규제가 강화되면서 침체에 빠졌고 30개에 달했던 발행사가 현재는 6개사로 급감했다. 여기에 한때 시장의 90%를 차지했던 노무라까지 퇴장하면서 국내 ELW 시장은 고사위기에 빠지게 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6월 상장된 120개 ELW 종목의 만기일인 내년 5월16일을 마지막으로 한국 ELW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미 사업 정리 수순을 밟기 위해 노무라는 6월 이후 ELW 발행을 중단한 상태다.

노무라의 철수는 무엇보다 수익감소 때문이다. ELW 시장은 금융당국의 잇따른 규제로 거래대금·활동계좌 등이 전성기인 2011년에 비해 90% 이상 급감한 상태다. 외국계를 중심으로 다수의 증권사들이 사업을 정리하는 가운데서도 노무라는 한국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로 잔류해왔지만 역마진 가능성까지 높아지자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 ELW가 마진이 거의 없고 일부 증권사에서는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나마 사업을 유지하는 발행사들 역시 점차 종목 수를 줄이면서 발을 빼고 있다"고 지적했다.



ELW 시장에 대한 규제강화는 2011년 검찰이 ELW 스캘퍼(초단타 매매자) 특혜제공 의혹을 제기하며 12개 증권사 전·현직 사장들을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 이후 금융당국은 기본예탁금을 1,500만원으로 인상해 개인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높였고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도 제한했다. 이후 ELW 거래대금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2005년 12월 시장이 개설된 후 2007년 종목 수 1,600여개, 일평균 거래대금 2,757억원이던 ELW 시장은 2011년 종목 수 9,994개, 일평균 거래대금 2조2,897억원까지 성장했지만 2011년 이후 침체로 빠져들며 11월 말 기준 ELW 종목 수는 1,275개, 일평균 거래대금은 718억원에 불과한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자 LP로 나서야 할 증권사들이 채산성을 이유로 손을 떼기 시작해 2011년 LP의 수는 28개사에 달했지만 줄줄이 사업을 접기 시작했다. ELW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던 맥쿼리증권과 BNP파리바증권도 지난해 말 ELW 발행을 중단했다. 특히 맥쿼리증권은 파생업무부와 파생영업부 모두를 폐쇄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ELW 시장을 개설해 사업 진출을 촉진했던 한국 금융당국이 일순간 강력한 규제를 통해 사업을 하지 못하게 했다"며 "한국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어 ELS 시장 등 파생상품사업을 정리하려는 증권사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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