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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재고 IMF후 최대] 꽉꽉 막힌 내수
입력2004-03-01 00:00:00
수정
2004.03.01 00:00:00
우현석 기자
극심한 내수 침체로 재고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최근 원자재값 상승, 원화 가치 급등, 고유가 등 이른바 `3고(高)`로 인한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일 발표한 `2ㆍ4분기 기업경기전망`에 조사에 따르면 올 2ㆍ4분기 제품판매 가격 BSI는 92, 자금 사정은 81, 원자재 가격은 44, 제품 재고는 93에 그쳤다. 경상이익 BSI도 79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품 판매 가격에 이를 반영하지 못한 데다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쌓임에 따라 채산성도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창업 심리도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달 신설법인 수는 총 4,069개로 지난해 1월보다 24.7%, 전월에 비해서는 7.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 대책 마련 비상=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해 대리점 수가 무려 113개나 줄어든 자동차 3사가 대표적인 경우. 업계의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이어질 경우 올 상반기 중 폐업 대리점 수가 5~10% 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며 “임차 보증금 폐지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전ㆍ화섬ㆍ의류 등 업체도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재고량이 싸이자 내수 생산량을 아예 줄인 상황이다. 한 원사ㆍ필름업체 관계자는 “재고가 늘고 수익성이 나빠져도 품질 확보를 위해 가동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식품ㆍ생활 내수업체들은 가뜩이나 소비가 위축돼 있는데 밀가루ㆍ설탕 등 원자재가격이 최근 들어 급등, 가격인상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소비위축만 부채질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도ㆍ소매 경기도 썰렁= 내수경기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비관적이다. 2월 들어 백화점 매출이 전년보다 다소 나아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올해 백화점 영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나아졌다고 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남대문 상가의 한 업주는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주는 등 IMF때보다 더 힘들다”며 “일부상가는 점포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있지만 대선 비자금수사 등이 겹쳐 때마다 누려왔던 선거특수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내년부터 귀금속ㆍ골프용품ㆍ향수 등 일부 품목의 특소세를 폐지한다고 밝힘에 따라 소비자들이 오히려 구매를 미루고 있다”며 “이들 품목의 폐지 시기를 앞당기고 폐지 대상 범위를 에어컨ㆍ프로젝션 TVㆍ벽걸이TV(PDP TV) 등으로 확대,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현석기자,/최형욱기자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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