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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유동성 위기감 줄어들듯
입력2001-07-01 00:00:00
수정
2001.07.01 00:00:00
■ 회사채시장 살아난다발행시장 활기 우량-비우량간 금리격차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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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경기부진으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저금리기조가 가속화하면서 국고채에 몰렸던 시중자금이 대체 상품인 회사채로 대거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는 최근 연 5.9%대로 하락해 있는 반면 회사채 3년짜리는 연 7.1 %수준으로 지난해 말의 연 8.1%에 비해 1%포인트나 떨어졌다. 저금리기조가 정착되면서 그동안 국고채에 몰렸던 여유자금들이 회사채로 돌아서면서 자금시장의 웃목도 점차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다.
우량 회사채는 품귀현상마저 일고 있다. 유통시장이 활기를 띠자 여유자금은 아예 발행시장으로 눈을 돌려 과거 시가평가 금리에 웃돈을 얹어줘도 발행이 안 되던 투기등급 회사채들은 좋은 조건, 다시 말해 낮은 금리로 발행되고 있다.
이른바 자금의 선순환조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회사채를 발행신고도 하기 전에 기관들이 입도선매해 발행시장은 인수기관이 금리를 결정하는 '바이어 마켓'에서 발행사가 금리를 결정하는 '셀러스 마켓'으로 변하고 있다.
◆ 회사채 시장의 부활
국고채 금리가 5%대까지 떨어지자 기관투자가들은 어느 정도 바닥권에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 하락보다는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국고채에 대한 투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아직 금리가 높아 금리변동 위험이 적은 회사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A인 우량 회사채보다는 추가 금리하락시 수익이 기대되는 BBB등급 회사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최근 유통시장에서는 BBB등급 회사채들이 시장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BBB등급인 일진다이아몬드가 시가평가 금리보다 1.91%포인트 낮은 금리로 거래됐고 같은 등급의 ㈜한화가 1.98%포인트 낮게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투기등급으로 분류되는 BBB-의 두산이 2.4%포인트 낮게 거래돼 신용등급간 스프레드(금리차이)도 계속 좁혀지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인 인천제철의 경우 지난 4월25일 1,000억원의 회사채를 시가평가 기준금리 -0.5%포인트에 발행했으나 6월1일에는 스프레드가 더 낮아져 시가평가 금리 가준 -1%포인트로 300억원을 발행했다.
BBB-등급의 삼성테크윈도 3월 기준 금리보다 1.8%포인트 낮게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5월 BBB-등급인 동부제강이 0.2%포인트, 6월11일 SK케미칼이 2.1%포인트 낮게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 정상적인 시장기능 회복
회사채의 강세는 그동안 국고채에 비해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는 점과 회사채 안에서도 신용등급간 금리격차가 너무 벌어졌다는 점이 맞물리며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며 기업들의 부도 리스크가 줄어든 점도 회사채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회사채 시장에 힘을 실어준 것은 '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저금리기조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가능하게 했고 금융시장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우동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 증권금융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말 이후 금리하락으로 시중의 유동성은 풍부해졌지만 회사채 시장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비정상적으로 벌어진 신용등급간 금리격차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회사채 시장의 빛과 그림자
투기등급 회사채에까지 몰리는 시중 자금흐름이 한계기업에까지 순기능을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여전히 시장의 흐름은 될 만한 곳에만 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채권전문가들은 하반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며 금리가 올라가면 회사채시장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열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불붙은 회사채시장이 인수한 기관들에는 자칫 부담을 안겨 줄 수도 있다. 시가평가이기 때문에 손실이 예전처럼 그대로 기관의 부실로 직결되지는 않겠지만 바닥수준인 금리가 올라가며 회사채 금리도 뛸 경우 금융상품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시중자금이 채권으로 몰리며 주식시장의 회복을 더디게 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대체투자 수단이 활발하게 형성될 경우 주식시장의 신규 자금 유입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반기 회사채 시장의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소외됐던 구경제 기업들이 점차 살아나고 있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반기 만기도래 회사채들의 반 이상이 이미 안정장치가 돼 있는 현대 관련 기업이기 때문에 우려하는 연쇄부도현상은 비켜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류승화 동양증권 리서치팀 선임연구원은 "결국은 경기회복에 따라 회사채시장의 전망도 결정될 것"이라며 "완만한 경기회복과 금리 상승세가 연말의 유동성 위기를 잠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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