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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공기업] 한국중공업
입력2000-11-23 00:00:00
수정
2000.11.23 00:00:00
[변화하는 공기업] 한국중공업
한국중공업의 민영화는 지난 17일 산업은행이 입찰적격 업체로 ㈜두산과 스페코 등 2개사를 선정함으로써 급류를 타게됐다.
2개사는 한중에 대한 실사를 거친 뒤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한중민영화는 지난달 발행주식의 24%를 공개, 1단계 지분매각을 마쳤다. 이번 제한입찰은 산업은행과 한전이 보유한 36%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 정부는 민영화 요건을 가주기 위해 낙찰업체에 외환은행 보유지분(15.7%)에 대한 의결권까지 위임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 입찰경쟁에서 승리하는 업체는 51%가 넘는 의결권을 확보, 한중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2개사가 응찰했기 때문에 둘중 하나가 한중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생각하는 수준의 가격을 두 회사가 제시할 수 있느냐는 것.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정부는 재입찰을 선언할 수도 있다.
이번 입찰에서 정부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배제하기 위해 자산 40조원 이상의 기업참여를 불허했다. 하지만 2차 입찰에서는 이 같은 제한이 없어진다. 이 경우 인수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고, 입찰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가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5,000억원은 받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중의 주식가치로만 따질 때 36%의 지분은 1,600억원 안팎이다.
이를 감안할 때 정부는 경영프리미엄으로 시세의 두배를 보고 있다. 저가에 매각될 경우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는데다 추가 의결권까지 감안할 때 이정도 가치는 있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입찰 참여업체들은 3,500억 수준을 적정가격으로 보고있다.
1차 제한 경쟁입찰이 실패하면 양상은 달라진다. 4대재벌의 참여가 허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최근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인수 여력을 지닌 곳은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이 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의외로 조용하다.
한전 분할매각 등으로 국내 발전설비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가 없어져 과거와 같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 삼성중공업은 한중 입찰 참여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대중공업도 경영여건 악화에 따라 한중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는 입장.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 이번 입찰에서 '욕심'을 부릴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감안해 우선 민영화를 추진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한편 한중은 자본금 5,210억원, 종업원 7,000명으로 매출액 2조2,108억원, 부채 2조3,500억원 규모다.
한운식기자
입력시간 2000/11/2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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