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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어려운데… 또 물류대란 우려
입력2003-06-30 00:00:00
수정
2003.06.30 00:00:00
전용호 기자
30일 철도노조의 파업이 사흘째 계속되면서 시멘트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컨테이너 수송도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철도를 이용한 화물 수송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가 정부의 공권력 투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있어 전국 산업현장에서 `노ㆍ정 충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물류 올 스톱 위기=이날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당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관사들의 업무 복귀율이 9.4%에 했다. 게다가 비상운전인력으로 투입된 기관사들 마저 피로누적에 시달리고 있어 열차운행이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평소 하루 24회씩 운행하던 호남선의 화물열차는 전혀 운행되지 못했고 경부선은 29%(23회), 전라선은 21%(7회), 장항선은 33%(6회), 중앙ㆍ영동선은 2%(2회), 기타 노선은 8%(14회)에 그치는 등 파행이 사흘째 계속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 현재 부산항이나 광양항을 출발,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 도착한 열차는 평소의 31%인 5대에 그쳤고 기지에서 부산으로 출발한 열차도 5대에 머물렀다.
더구나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관사들을 우선 수출입화물열차에 투입하는 바람에 시멘트 수송은 아예 중단됐다. 이로 인해 의왕역~강원도 도담ㆍ삼곡ㆍ입석리ㆍ옥계ㆍ쌍용역 등으로 하루 12차례씩 왕복 운행하며 1만2,000~1만4,000톤씩 운송하던 시멘트 수송열차는 3일째 완전 중단됐다.
인천항에서는 충북 시멘트 공장까지 하루 평균 3회 운행하며 약 3,000톤의 유연탄을 실어 나르던 수송열차의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단양군과 제천시 일대 4개 시멘트 회사에 유연탄 공급이 끊겼다.
부산지역사무소에서는 1,053명의 기관사중 열차운전 투입인력은 170여명에 불과했고 이들은 28일 파업 이후 계속 운행에 투입돼 극도의 피로누적에 시달이고 있다. 군 인력 등 외부인력이 일부 동원되고 있지만 기관사 보조역할에 그쳐 열차운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어 여객불편과 화물수송난이 가중되고 있다.
시멘트 주산지인 충북 제천과 단양 지역도 화물열차가 종전에는 중앙선이 하루 66회, 충북선이 68회 운행됐으나 파업 이후 각각 4회, 3회씩만 운행되고 있다.
의왕기지의 한 관계자는 “기관사들을 모두 컨테이너 수송에 투입했기 때문에 시멘트 운송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의왕기지의 재고는 5~6일분 밖에 안돼 앞으로 2~3일안에 운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건설업계에 심각한 파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 노조원 징계 착수=정부는 복귀 시한을 넘긴 8,000여명의 철도파업 노조원에 대해 무더기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건설교통부는 30일 철도노조 미복귀자에 대한 징계시한(29일 오후 10시)을 넘긴 파업자 8,209명 전원을 대상으로 각 사업장별 미복귀자 명단 파악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징계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각 사업장별로 미복귀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과 해임 등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통상 20~30일 정도가 걸리는 처리절차를 신속하게 진행, 10~15일 이내에 징계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건교부는 이와함께 징계 인원 수에 따라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전직 기관사와 지하철 기관사 등을 대상으로 곧 신규채용을 실시할 방침이다.
◇파업 어떻게 되나=정부의 강경대응에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고 앞으로도 파업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 노ㆍ정 대결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파업을 자제했던 한국노총 소속 8만명(정부집계 1만여명)이 이날 총파업에 참가한데다 민주노총도 2일부터 금속노조 등 100여개 사업장 10만여명의 노동자를 참여시켜 연대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다 화물연대도 당초 계획을 앞당겨 이달 초 파업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산업계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컨테이너 물량의 90% 가량을 화물연대가 주축이 된 육로운송이 차지하고 있고 철도가 나머지 10%를 담당하고 있다.
노동계의 하투는 철도노조사태가 평화적으로 끝날 경우 당초 비교적 순탄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정부가 철도파업에 대해 경찰력 투입이라는 강수를 들고나온 데다 불법 파업 주동자를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천명하자 노동계도 대정부 선전포고에 나서 자칫 노ㆍ정간 전면전도 우려된다. 전면전이 현실화될 경우 가뜩이나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서로의 목소리를 높이며 강경 대치상태를 보이고 있는 노ㆍ정 대결은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홍준석,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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