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생 과학능력 11위 추락 이공계 기피현상에 7차 교육과정서 '필수' 제외로읽기 능력, 갈수록 향상… 수학은 최고수준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고교 1년생의 과학 능력이 6년 만에 11위로 추락,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선택권을 강조한 제7차 초ㆍ중등 교육과정의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반면 읽기 및 수학 능력은 각각 1위, 4위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읽기는 최정상, 과학 실력은 추락=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2006)'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고교 1년) 학생의 과학 능력은 OECD 30개 회원국을 포함한 세계 57개국 중 11위(7~13위, 표본조사에 따라 오차를 감안, 범위로 순위 표시)로 평가됐다. OECD 30개 회원국만 비교했을 때 과학 순위는 5~9위였다. 과학 부문은 지난 2000년 1위를 차지했으나 2003년 4위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11위로 추락했다. OECD 비회원국인 홍콩ㆍ대만ㆍ에스토니아 등에도 뒤처졌다. 읽기의 경우 2000년 6위, 2003년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 57개국 중 1위를 차지하면서 꾸준히 향상됐다. 수학도 2000년 2위, 2003년 3위에 이어 지난해 OECD 내에서는 1~2위, 57개국 중에서는 4위(1~4위)를 기록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기피에다 교육과정의 문제가 과학 성취도 끌어내려=과학 부문의 성취도 하락은 사회 전반적인 이공계 기피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실력 있는 학생들이 이공계 선택을 꺼리면서 과학 부문 최상위 5% 이내 학생들의 순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 부문 최상위 5% 이내 학생 순위는 세계 17위. 2000년 5위에서 2003년 2위까지 뛰어올랐으나 지난해 크게 낮아졌다. 전체 학생 중 과학 최상위 수준인 '수준6'에 속하는 한국 학생 비율도 1.1%에 불과해 세계 18위에 그쳤다. 과학에 대한 우리나라 학생들의 태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과학에 대한 자아개념, 과학에 대한 흥미, 동기 등을 묻는 설문에서 한국 학생들은 OECD 평균에 비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교육계는 현재 시행 중인 제7차 교육과정이 과학탐구 영역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꾸고 이수시간을 줄인 것도 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현행 제7차 초ㆍ중등 교육과정에 따르면 고교 1학년 때까지는 국민공통기본과정에 의해 모든 학생들이 '과학'이라는 과목을 필수로 배우고 고교 2, 3학년들은 물리ㆍ화학ㆍ생물ㆍ지구과학 중 선택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이수하고 있다. 제7차 초ㆍ중등 교육과정은 1997년 개정돼 2002년 고교 1학년, 2003년 고교 2학년, 2004년 고교 3학년도부터 적용돼왔다. 이에 대해 송인빈 교육부 과학산업교육정책과장은 "PISA의 문항분석 결과에 대한 심층 분석 및 교육과정 검토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ㆍ홍콩 전분야 세계 최고=이번 평가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국가는 핀란드와 홍콩이었다. 57개국 중 핀란드는 읽기 2위, 수학 1~4위, 과학 1위를 차지했으며 홍콩은 읽기 3위, 수학 1~4위, 과학 2위에 올랐다. 캐나다(읽기 4~5위, 수학 5~10위, 과학 3~6위)도 전영역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또 다소 생소한 이름의 중유럽 국가인 리히텐슈타인도 3개 영역 모두 10위권에 속해 눈길을 끌었다. 입력시간 : 2007/12/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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