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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넘긴 할머니 수능 출사표
입력2001-11-06 00:00:00
수정
2001.11.06 00:00:00
조양통상 송순동사장 "김치학과 진학하고파"환갑을 넘긴 할머니 사장이 대입수학능력시험에 출사표를 던졌다.
화제의 인물은 울산시 남구 조양통상 송순동(62ㆍ여ㆍ사진)사장. 중졸 학력인 송할머니는 지난 99년 고입 검정고시와 올해 8월 대입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한 후 이번 수능시험에 원서를 냈다.
송할머니는 "생각은 있으면서 서푼도 되지 않는 자존심 때문에 공부에 손을 놓고 있는 사람들과 도전정신이 부족한 젊은이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이번 수능에 응시했다"며 "공부란 시작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서류 택배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송할머니의 희망학과는 엉뚱하게도 국내 유일의 청주국립과학대학 김치학과. 고향인 북한 개성김치의 탁월한 맛을 잊지 못하는 것도 이유지만 전통의 한국김치가 일본을 누르고 세계 김치시장을 석권하면 국가경쟁력을 배가 시킬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송할머니는 "그동안 사업차 일본 등지를 돌아보면서 일본김치의 약점을 자세히 파악했다"며 "한국김치를 과학적으로 연구한다면 일본이 선점하고 있는 세계시장을 한국김치가 모두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할머니의 꿈은 '김치박사'. 맛있고 영양 있는 한국김치를 연구해 한국김치가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한 알의 밀알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또 한국김치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유통망을 가진 국내 대기업들의 진출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하고 대기업의 김치시장 진입을 돕는 교량역할을 다할 작정이다.
(사)한울 김덕수 사물놀이의 연구기획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들 김동원(37)씨가 어머니의 늦깎이 공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줘 너무 고맙다는 송할머니는 "늙지 않는 비결은 투지와 도전정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81년 벽산그룹 항공화물사업부 울산소장으로 울산에 온 송할머니는 그 해 조양통상을 설립하고 울산 여성로터리클럽인 목화로터리 초대회장을 지내는 등 왕성한 사회활동도 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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