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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고유가 업고 다목적 엄포
입력2000-09-19 00:00:00
수정
2000.09.19 00:00:00
김호정 기자
이라크, 고유가 업고 다목적 엄포걸프만 긴장 고조… 파장은 오래 못 갈듯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석유분쟁이 1주일 가까이 지속되며 국제유가가 18일 한때 배럴당 37달러선까지 치솟는 등 연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웨이트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라크에 대한 비난을 퍼붓고 있지만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후세인은 오히려 최악의 경우 군사행동과 석유수출중단도 불사한다는 태세다.
◇걸프만에 고조되는 긴장=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을 주도해온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를 「배신자」라며 맹비난해온 이라크는 지난 14일부터는 쿠웨이트가 자국 원유를 도둑질하고 있다며 군사행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라크 전투기가 10년만에 처음으로 비행금지구역인 사우디와 쿠웨이트 영공을 침범하기도 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17일 임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세계 최대 수출국인 사우디도 섣불리 증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후세인 자신이 확실한 칼자루를 쥐고 있으며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란 의지를 대외적으로 확실하 표명한 셈이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18일 공습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 이라크를 응징할 방침이라고 밝혀 자칫 「제2차 걸프전」으로 비상할 조짐도 나타내고 있다.
◇후세인 뭘 노리나=전문가들은 후세인이 석유를 무기로 10년째 지속되고 있는 유엔의 경제제재 해제와 수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전쟁보상금 감면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는 쿠웨이트 침공 이후 유엔의 제재로 외국과의 교역이 10년째 일체 금지된 상태다. 석유수출도 지난 96년 12월부터 식량과 의약품 구입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량만 가능할 뿐이며 그나마 수출액의 30%는 전쟁보상금 명목으로 바로 떼이고 있다. 이달 26일에는 유엔 보상위원회가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가 요청한 160억달러의 배상금 지급여부를 결정하기로 되어 있다.
이처럼 손발이 모두 묶인 이라크는 원유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석유수출이란 엄청난 무기를 갖게 된 셈이다. 특히 이라크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오는 11월 대통령선거 때까지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수 없다는 점도 후세인의 입지를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
◇파장은 오래 못 갈듯=석유전문가들은 후세인이 무리한 도박을 걸더라도 오래지 않아 파문이 수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0년 걸프전 때도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41달러까지 급등했지만 미국이 전략석유비축분(SPR)을 방출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자체 비축유를 풀면서 유가가 일거에 안정됐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9/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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