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에서 게임 디자이너로'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게임 디자이너가 되고싶습니다" 27일 서울 삼성SDS 멀티캠퍼스에서 열린 제 10회 전국 소년보호 교육기관 IT(정보기술) 경진대회에서 으뜸상을 수상한 용덕관광정보고등학교(경남 의령군 용덕면소재 창원소년원) 문 모(19)군은 '불법 해커'라는 전력을 뒤로 하고 앞으로는 자신의 재능을 발전적으로 전환해 게임을 디자인하는 일에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군은 금융사 해킹을 통해 돈을 빼낸 '금융사기죄'로 2년의 보호처분을 받고1년째 소년원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친구들과 재미로 시작했는데 액수가 점점커지면서 3개 금융사에서 3천만원 정도를 빼냈다"는 것이 문 군의 설명이다. 금융 해킹을 제외하고는 다른 IT 분야에는 별 관심이나 지식이 없었던 문 군은소년원 컴퓨터 특별활동반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컴퓨터의 다양한 활용 분야에 눈뜨기 시작했다. 재미를 붙인 문 군은 50여명의 특별활동반 원생들과 1달반동안 매일 7시간씩 준비한 끝에 지금까지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을 비롯, 4개의 자격증을 따냈다. 오후에 진행된 삼성전자 게임단 칸(KHAN)과 학생들간의 시범경기, 그리고 김가을 칸 감독의 특강이 재미있었다는 문 군은 "게임 분야에 이렇게 많은 진로가 있다는 것을 잘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컴퓨터 그래픽 분야가 유망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사회에 나가 잘 할 수 있을지 겁이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할 수만 있다면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소년원에 들어오면서 집에 있는 컴퓨터를 없애 버렸던 부모님께 제일 먼저 으뜸상 수상 소식을 알리고 싶다는 문 군은 대회가 끝난 뒤 다시 소년원으로 귀원했다. 법무부가 주최하고 삼성SDS가 후원하는 전국 소년보호 교육기관 IT경진대회는정보화 활용능력을 평가해 실력에 따라 급수별 `e-테스트(프로과정)' 자격인증서를부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