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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수입자본재 의존도 급증

작년 3분기 첫 50% 돌파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외국산 기계류 등 해외자본재에 대한 수입은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LCDㆍ휴대전화 등 첨단 정보기술(IT)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외국산 첨단 기계류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50%에 육박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설비투자의 수입자본재 의존도는 지난 95년 35.8%에서 2000년 37.0%, 2003년 40.9%로 각각 높아진 데 이어 지난해는 49.3%로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 3ㆍ4분기에는 설비투자의 수입자본재 의존도가 51%를 기록,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95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제조용장비의 수입의존도가 2003년 67.2%에서 지난해 72.3%로 올라갔으며 정보통신상품의 수입자본재 의존도는 38.8%에서 45.2%로 높아졌다. 정밀기계류는 87.1%에서 91.2%로, 특수산업용기계는 52.4%에서 55.6%로 각각 높아졌다. 따라서 이들 부문을 모두 합친 기계장치의 수입의존도는 2000년 43.2%에서 2003년 48.3%, 지난해는 55.3%로 높아져 국산자본재를 압도했다. 운수장비의 수입의존도는 2003년 13.2%에서 지난해 22.5%로 높아졌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첨단 IT산업의 수출비중이 커지면서 수입자본재 투자 비중도 함께 커지는 반면 내수가 위축되면 국산자본재 투자도 함께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관지수가 1이라면 수출이 1만큼 늘 때 수입자본재도 1이 증가하는 식이다. 즉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의 설비투자는 주로 수입자본재에 의해 이뤄지는 데 비해 주요 내수품목인 섬유ㆍ운수 등의 설비투자는 국산자본재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최근의 수출호조와 내수부진이 수입자본재 의존도를 증폭시키고 있는 셈이다. 한은측은 첨단 IT 분야의 설비는 단기간에 국산화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수출증가와 함께 수입자본재의 투자가 더 크게 증가하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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