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는 변신 중] "비용아닌 미래투자" 나눔경영 뿌리내린다 대기업 긴축경영 불구 이웃돕기 성금은 되레 늘려집 고쳐주기·무료 전기설치 등 지원내용도 다양화일회성 이벤트 탈피 소외계층별 맞춤형 지원 확산 "기업 비전·특성에 맞는 활동을" '앞치마 두루고 물건도 팔고' “모든 성과는 고객과 사회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했음을 인식하고, 화합과 상생의 시대를 맞아 이웃과 함께 성과를 누리는 나눔경영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ㆍ 2005년 신년사)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몸에 밸 때 포스코는 진정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ㆍ2004년 11월 사회봉사 현장에서) 기업들이 우리 사회를 아름답고 따듯한 세상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재계 총수들은 앞장서 나눔과 상생의 경영을 강조하고 있어 요즘 같은 어려운 경영여건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재계 총수들은 통상 경영환경이 어려우면 ‘비상경영’ 선언 등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기업경영이 아무리 어려워도 이처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려는 노력은 게을리 하지 않는다. ‘나눔과 상생의 경영’은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나눔경영이 재계 전반에 새로운 키워드이자 핵심 사업의 하나로 뿌리내린 셈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말까지 두 달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삼성과 LG, 현대ㆍ기아차, 포스코 등 주요 기업 20곳으로부터 무려 600억원에 달하는 불우이웃 돕기 성금이 몰려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기업들이 경기불황으로 허리띠를 잔뜩 졸라매고 있지만 성금액은 오히려 전년도보다 크게 늘었다. 삼성이 성금액을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배로 늘렸고 포스코도 20억원에서 70억원으로 3.5배나 확대했다. LG와 SK그룹 역시 각각 20억원씩 늘어난 70억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가 “대기업들의 전례 없는 참여에 놀랐다”고 말할 정도다. ‘긴축경영’ 속에서도 ‘나눔 경영’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는 ‘경기가 어려우면 사회전반에 보살핌이 필요한 곳도 그만큼 더 늘어나기 마련’이라는 평범한 논리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나눔과 상생의 경영은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마케팅 차원에서도 이미 중요한 경영전략의 하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집단의 속성과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동반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사회적 책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눔경영의 내용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연말연시나 명절 등 특정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반짝 행사’를 펼쳐 왔던 관례에서 벗어나 이젠 하나의 연례행사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룹이나 기업별로 ‘고유의 나눔경영 문화’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나눔경영의 틀이 ‘다양화ㆍ정례화’라는 형태로 질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의 한 해 ‘나눔경영 비용’은 약 3,500억원에 달한다. LG와 SK도 매년 800~900억원 안팎을 들이고 있다. 기업들은 사회복지 시설 등에 성금을 내기도 하고 관련 시설을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삼성의 경우 별도 봉사재단을 통해 지난 1989년 이후 16년째 어린이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는 ‘집 고쳐주기 행사’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무료 전기설치 공사를 해주기도 한다. 우리 기업들이 사회 구석구석의 어두운 곳을 찾아 한층 살맛나는 세상을 앞장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나눔경영은 이제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며 “특히 실질적인 수요 조사 없이 ‘이벤트’ 형식의 대외용 행사를 펼치던 관행에서 벗어나 소외계층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아서 지원하는 ‘맞춤형 나눔경영’이 급격하게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입력시간 : 2005-03-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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