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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과 장관
입력2003-07-08 00:00:00
수정
2003.07.08 00:00:00
요즘 나를 만나면 국회의원 때와 장관일 때가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 사람이 적지 않다. 언론도 인터뷰 때마다 묻는 단골메뉴다. 아마 국회의원 때 농민 입장에서 강경 투쟁하던 내가 장관으로서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서 일 것이다. 또는 국회의원일 때는 자유무역협정(FTA)를 반대했던 내가 장관이 된 후에는 찬성으로 선회한 것을 두고 당신도 말바꾸기를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은근한 지적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나는 국회의원일 때나 장관인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날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한 농어민문제를 올곧게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고 그 초심은 장관인 지금도 전혀 변한 게 없다.
나는 15년간 줄곧 국회 농림해양수산위를 떠난 적이 없어 이 방면에 국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0년전 UR협상때는 제네바 GATT 본부 앞에서 우리나라 쌀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삭발단식이라는 고독한 투쟁을 했었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농업 개발도상국들의 연대를 위해 2000년말 국제농어업의원연맹(IPAAF)을 창설해 지금까지 초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농촌에서 나고 자라 농민운동을 하고 농민과 서민의 성원에 의해 국회의원이 된 후 난 한번도 농어민 곁을 떠난 적이 없다.
FTA 비준 반대에서 찬성으로 바뀐 것을 두고 장관이 된 후 입장을 바꿨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국익으로 돌아섰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찬성이라는 것만 부각되어서 그렇지 나는 FTA비준과 그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농민에 대한 대책으로 FTA이행특별법제정을 함께 주장하고 있다. 특별법뿐만 아니라 UR협상 타결때는 없었던 특별법 시행령을 준비하여 이행에 차질 없도록 하고 있다.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7년간 8,000억원이라는 기금 조성도 준비하고 있다.
농림부장관은 친환경생명농업을 일구어가는 농민편이자 늘 이를 소중히 하고 감사히 여기는 국민편이다. 국익이라는 큰 틀을 생각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우리 농업을 지켜내고 대내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농어민을 보호해야 한다. 장관이 되었으니 양자중 한쪽만을 택하는 변신은 옳지 않다. 요즘 DDA농업협상, 쌀재협상, FTA후속대책 등으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더더욱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김영진(농림부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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