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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 새로운 도전] 박천희 원할머니보쌈 사장
입력2004-03-02 00:00:00
수정
2004.03.02 00:00:00
양정록 기자
“맛에 대한 정직과 가맹점과 고객에 대한 신용이 여기까지 오게 한 것 같습니다”
`원할머니보쌈` 박천희 사장은 “보쌈김치는 숙성김치와 달리 맛이 독특하고 영양가도 풍부해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특히 신용이야말로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1984년 당시 잘 나가던 철강기업에 근무하던 박 사장. 잠시 장모님의 가게 일손을 도우겠다고 방문한 청계천 모퉁이의 작은 가게에서 보쌈과 인연을 맺었다. 보쌈과 인연을 맺은 지 20년이 되는 2004년 현재, 박 사장은 160여개의 건실한 가맹점을 거느린 보쌈계의 대부가 됐다. `원할머니보쌈`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회사가 아니다. 그 동안 박 사장이 일궈낸 맛, 생산주문가맹관리 시스템, 브랜드 파워, 정직한 경영철학 등의 노하우는 현재 프랜차이즈 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 1965년 이래 장모님이 운영하고 있는 `할머니보쌈`집이 장사가 잘된다는 말은 아내로부터 들었을 때는 그저 하는 얘기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하루하루 퇴근길에 들러 손님들을 맞이하다 보니 한마디로 `사람들의 폭풍`이었다. 놀라움은 경탄으로 변했다. 잘 나가는 대기업에 다니며 “식당일 쯤이야”하던 박 사장은 84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뒀다. 88 서울올림픽 때 할머니보쌈 집은 여전히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관광객으로 온 외국인들은 `한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집을 찾아 다녔고 할머니보쌈집은 자연스레 유명해졌다. 특히 일본인들의 여행엔 단골 코스가 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좋아할 것만은 아니었다. `할머니`가 보통 명사인 탓으로 이를 도용한 식당들이 여기저기 들어섰다. 하지만 맛이 따르지 못한 식당 때문에 `할머니보쌈집`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겨났다. 박 사장은 1989년 3월 전격적으로 상호를 `원할머니 보쌈집`으로 변경했다. 상표 등록도 마쳤다.
“다른 보쌈집과 차별화가 필요했어요. 그러나 그 당시만에도 원할머니보쌈집을 기업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은 없었습니다”
장사가 잘된다는 입 소문에 여기저기서 가게를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박 사장은 일절 요청을 무시했다. 가게 하나를 운영하기도 벅찼던 까닭이다. 하지만 사회가 변하고 있음을 감지한 박 사장은 91년 8월 `원유통`을 설립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그 해 11월 경기 안산에 가맹1호점인 상록수점을 개설했고 가맹점 개설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는 가맹점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지방에도 문의가 많았지만 일절 대응을 하지 않았어요. 물류시스템의 미비도 원인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보쌈 맛의 비결은 발효식품인 김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물이 많이 첨가된 보쌈김치는 하루만 지나도 그 맛이 변질된다는 것. `음식장사의 최고 관건은 맛`이라는 신앙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박 사장에게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방에 물류시스템을 구비해 공략을 하는 방법을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외형 매출보다는 수익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앞섰다. 이후 박 사장은 김치맛의 개발과 보관방법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밤낮으로 연구를 거듭한 10여년 만에 일주일을 보관하고도 맛이 변하지 않는 보쌈김치를 만들어냈다. 2001년 11월 박 사장은 서울 성수동에 1,000평 규모의 신사옥을 준공하고 김치공장, 족발공장, 물류창고, 중앙집중식 냉낭방시설, 급속냉동실 및 냉장실 등 전문 식품제조공장의 생산시스템을 완벽하게 구비했다. 물류의 확충과 회기적인 김치보관법을 개발한 박사장은 현재 가맹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선 중부권을 중심으로 출점을 하고 올해 말에는 전국적인 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원할머니보쌈의 가맹 희망자들은 본점의 소문을 듣고 찾아와 계약을 맺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확실한 성공 모델을 가맹점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박 사장이 직영하는 청계8가 본점 `철산명가`에서 하루 팔리는 보쌈은 2,500∼3,000인분. 324개의 좌석이 마련된 본점은 항상 입추의 여지가 없다.
박 사장은 빈틈없이 꼼꼼하게 일을 추진해나가는 원칙주의자다. “가맹점의 개수보다는 실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소박한 꿈도 밝힌다. “보쌈을 한국형 패스트푸드로 해외에도 널리 알리겠습니다”(02)2282-5353
(성공요인)
1.맛으로 승부했다.
2.안정적이고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했다.
3.프랜차이즈 시스템 구축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4.성공적인 직영점 운영으로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했다.
(창업비용) - 30평기준
가맹비 1,000만원
계약보증이행금 200만원
인테리어:130만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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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8,000만원(점포구입비제외)
순수익 매출의 25%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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