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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경제초점] 국내경제
입력1998-09-20 15:41:47
수정
2002.10.22 07:40:35
09/20(일) 15:41
◆수출단가 하락과 적정환율
연초만 해도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던 수출이 최근들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수출실적이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감소폭도 계속 확대되면서 드디어 8월까지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드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하반기에는 수출 둔화세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금년들어 원화가치가 달러화 대비 평균 40%나 절하된 점을 감안하면 이처럼 수출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대단히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이유는 아시아지역 외환위기 여파로 이 지역의 수입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아시아지역에서의 교역축소에 따라 금년들어 우리나라의 아시아지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5.5%나 줄어들었다. 대(對)아시아지역 수출비중이 50%에 이르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수출이 부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수출단가의 폭락에 있다. 96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던 수출단가의 폭락행진은 금년에도 계속돼 상반기동안에만 전년동기대비 19.7%나 하락했다. 96년부터 계산하면 수출단가 하락폭은 자그만치 38.9%에 이른다. 이와 같은 수출단가 하락으로 인해 금년들어 7월까지 수출물량이 29%나 증가했으나 이를 수출단가 하락이 상쇄하면서 수출금액으로는 오히려 줄어드는 주요원인이 되었다.
수출단가 하락은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채산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필요하다. 그러나 96∼97년에 걸쳐 수출단가가 27.2%나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가치는 97년말 외환위기를 겪기 전까지는 수출단가 하락에 상응하는 충분한 조정을 보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은 극도로 악화되었고 이는 결국 수출부진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환율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데는 환율운용에 있어서 적정환율에 대한 기준이 잘못 설정된데 상당한 원인이 있다.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정부는 실질실효환율을 환율운용의 기준으로 삼았다. 실질실효환율은 명목환율을 교역상대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율로 조정한 환율로 우리제품의 대외 가격경쟁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에도 실질실효환율의 측면에서 보면 명목환율이 적정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환율운용에 큰 무리가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적정환율의 기준을 수출단가 하락을 고려한 수출채산성 측면에서 보면 명목환율 수준은 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고평가상태를 상당기간 지속해 왔다. 환율조정이 동반되지 못한 채 이루어진 장기간에 걸친 수출단가의 하락은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켰고 이로 인해 수출기업들의 경영상태가 부실해지면서 수출기반이 상당부분 유실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원화가치가 크게 평가절하된 지금도 수출단가가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채산성 개선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작금에 발생하고 있는 수출단가 하락현상은 기업들이 대외가격경쟁력이 있어서 자발적으로 수출가격을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출제품의 국제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가격하락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수출단가 하락으로 우리제품의 대외가격경쟁력은 유지되고 있으나 문제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정부의 환율운용 정책은 수출채산성을 맞추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채산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쟁력유지 환율은 무의미하다.
현재 실질실효환율 기준의 관점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정환율은 1,100원대이나, 수출단가 하락을 고려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적정환율은 1,300원대이다. 더구나 하반기에도 수출단가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크게 증가한 상황을 감안하면 수출채산성을 맞추기 위한 적정환율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실질실효환율에 집착해 환율을 장기간 고평가상태로 유지함으로써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야기하고 외환위기를 불러온 과거 환율운용정책의 우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교역조건 변화 등을 감안한 보다 신축적인 환율운용정책이 요구된다. 【權純旴 수석연구원】
◆국내 금리동향
지난 주 시장금리는 주초에 반짝 상승했다가 주중반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주초에는 국채와 대기업 회사채의 대량 발행에 따라 선네고를 통해 회사채를 매입했던 기관들의 평가손실이 증가하면서 매수세가 실종되었다. 이에따라 회사채수익률은 13.5%까지 급등하였다. 하지만 곧 정부가 투신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여 회사채 매입을 권유하고, 은행에 대해서는 국채 유찰물량을 강제 배정하는 등 정부가 채권시장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면서 시장금리는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삼성, 대우 등이 회사채 발행물량을 축소 조정한 것도 금리 하락세를 부추겼다. 결국 회사채수익률은 다시 12%대로 하락해 전주대비 0.5%포인트 떨어진 12.6%로 주말장을 마감했다. 콜금리는 전주대비 0.02%포인트, CP 금리는 0.05%포인트로 소폭 하락하였다.
금주에는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으로 일단 회사채수익률이 13%대로 재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주 후반과 같은 금리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내외금리차가 역전되어 있고, 앞으로 발행될 국채 물량이 상당히 남아있는데다 원·달러 환율도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하락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강제적인 회사채 발행 축소가 기업들의 자금조달계획에 차질을 주고 이는 여타 금융시장으로 불안감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시장금리는 회사채 수익률은 소폭하락이나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콜금리와 같은 단기 금리도 추가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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