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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팔자' 일색…880원까지 밀릴수도

미국 금리 인하·중국 통화절상 가능성이 주요인<br>수출업체 네고물량마저 쏟아져 급락세 부추겨<br>당국 시장개입따라 반등불구 추가하락 불가피



“댐에 구멍이 뚫리자 걷잡을 수 없이 물이 넘쳐 흐르는 형국이다.” 31일 원ㆍ달러 환율 900선 붕괴에 대한 한 외환딜러의 진단이다. 최근 지지대였던 913원대가 무너지면서 900원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도 큰 의미가 없어지며 저항 없이 붕괴됐다는 것. 그만큼 시장의 하향 쏠림이 강하다는 얘기다. 당국의 시장개입으로 가까스로 900원대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세계적으로 달러화 초약세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환율 800원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 ‘달러 팔자’ 일색=매물이 매물을 부르고 있다. 국내외 상황 모두 ‘악재’투성이다. 우선 연일 최저치로 치닫는 달러화 약세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최근 1유로당 1.44달러를 넘어서며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달러화는 캐나다 달러에 대해서도 4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날 밤 기정사실화된 미국의 금리인하 전망은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중국의 금리인하 및 통화절상 가능성도 원화강세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적으로도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쏟아진 것이 급락장세를 부추겼다. 헤지용 옵션 물량이 매도세에 불을 지폈다. 전날 예상 외의 강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도 매도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길모 외환은행 차장은 “시장참가자들이 달러 매도 쪽으로 많이 쏠린데다 헤지용 옵션 물량마저 풀려 환율이 급락세를 보였다”며 “시장은 ‘셀’ 심리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당국 ‘속도 조절’의지 내비쳐=환율은 6원30전이나 급락했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그나마 900원대는 지켜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900선이 붕괴되자마자 곧바로 강하게 반등한 것은 당국의 시장개입 덕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일방향적인 쏠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중에 800원대 진입 후 곧바로 900원대 반등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소나마 시장참가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고 급속한 쏠림에 대한 경계감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환율방어가 적절했다는 의미로 시장개입의 당위성을 시사한 것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이 이번주 들어 3일간 시장개입에 나서 25억~30억달러가량을 매수한 것으로 추정한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도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고 시장안정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울일 생각”이라면서 급속도로 진행 중인 환율 하락세에 대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 880원까지 밀릴 수도=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의 추가하락세는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국의 시장개입으로서는 현재의 하락흐름을 돌려세우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권우현 우리은행 과장은 “이번 900원선 붕괴 장세는 투기적 거래가 아닌 추세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좀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헤지용 옵션 물량이 더 나온다면 890원대까지 다시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승모 신한은행 과장은 “옵션 관련 매물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890원대를 찍은 이상 890원이나 880원선 하락 시도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900원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너무 가파르게 내려온 점을 감안하면 일시적으로 800원대에 진입해도 다시 900선을 회복해 900원대 초반에서 공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도 “현재 900원 붕괴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수급상 불균형 요인이 해소되면 900원에서 등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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