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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약값 인하에 제약업계 "경제성 재평가해야" 반발

일부 "행소 불사"··· 내과학회도 "평가때 자료조작 의심"<br>약사단체선 "약가 비정상적··· 빨리 내려야"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는 고지혈증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약값을 대폭 낮추겠다는 정부 방침에 20여개 제약사가 재평가를 요구하고 일부는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내과학회도 정부의 약가 인하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고지혈증치료제 약가 인하안에 대해 지난 19일까지 제약사들의 이의신청을 받은 결과 한국화이자제약ㆍ한국아스트라제네카ㆍ중외제약 등 20여개 국내외 제약사들이 재평가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심평원은 5월 고지혈증치료제의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는 경제성 평가를 토대로 61개 제약사의 106개 제품 가격을 22.6~35.9% 낮추겠다는 약값 인하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오리지널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허가 아직 남아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률 등 경제성 평가 자료가 명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판된 지 20년이 넘었으며 대거 복제약이 출시된 특허 만료 고지혈증치료제의 약값 기준에 맞춰 30% 이상 가격을 내리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오리지널 품목을 보유한 제약업체의 한 관계자는 “신약의 특허권을 생각하지 않고 가격을 일률적으로 깎는 것은 결국 신약 개발 의지를 저하시키는 것”이라며 “(재평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제약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은 국내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이 매년 30% 가까이 급성장,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커져 약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첫 경제성평가에서 밀리면 향후 고혈압치료제 등으로 확대될 후속 평가에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한편 고지혈증치료제 재평가 논란에 대해 의학단체와 일부 약사단체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한내과학회는 이달 초 의견서를 통해 “정부의 고지혈증치료제 경제성평가는 직접의료비용이 누락됐고 (몸에 해로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에 대한 분석도 없다. 대상 환자도 균일하지 않아 자료 조작이 의심된다”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학회는 “의료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한 이번 연구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향후 다른 약제의 비용효과 연구에 대한 자문을 일체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임상 의사 등을 비롯한 여러 자문위원의 의견과 해당 제약회사들이 낸 자료를 충분히 검토해 근거 중심의 경제성평가를 토대로 약가 인하를 결정했으므로 내과학회의 ‘평가자료 조작’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 제약사의 이의 내용을 신중히 검토해 최종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도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약회사의 반발은 예상한 것이고 비정상적인 약가제도 하에서 비상식적인 이윤을 누려온 제약회사의 발목 잡기에 붙잡혀서는 안 된다. 고지혈증치료제 재평가로 인한 보험재정 절감액이 한해 600억원에 이르는 만큼 시행이 한 달 늦어질 때마다 50억원이 낭비된다”며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심평원은 이의신청 마감일로부터 90일 안에 의견서를 검토,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전달하며 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약값 인하안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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