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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수교 10년의 과제
입력2002-07-23 00:00:00
수정
2002.07.23 00:00:00
한중간 마늘분쟁이 또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협상에서의 문제점을 제쳐두고 라도 한중수교 10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비단 마늘분쟁만 아니라 중국의 위상을 새롭게 조명하고 양국간 바람직한 협력방향과 우리의 중국시장 활용방안을 새롭게 모색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한중수교가 이뤄진 지난 92년 당시 우리는 중국을 우리의 신천지 시장, 기대의 땅으로 보았다. 13억이 제공하는 값싼 노동력과 막대한 시장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바람은 불과 1년 전까지 지속돼 한류바람으로 나타났고 우리 대기업들은 물론 중기ㆍ벤처기업들도 새로운 생존의 장(場)인 중국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러나 수교 후 10년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최근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 대상지역을 조사한 보고서에서는 1,000개 기업 중 8개 기업만이 중국을 선택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미 중국제품이 우리의 안방을 공격하고 있고 최근에는 원화 환율이 급락하면서 중국기업이 우리나라의 수출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들이 쉽게 눈에 띄고 있다.
당장 한중간 마늘분쟁이 우리 경제와 사회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것들은 중국이 바로 우리 경제는 물론 사회전반에 직ㆍ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로 이미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경제적으로 중국은 우리에게 있어 이제 떼어낼 수 없는 관계로 발전했으며 이러한 관계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 과거 10년간 중국의 고도성장이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해왔으며 실제로 중국시장을 이용해 새롭게 성장한 기업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기회를 만끽하는 동안 부지불식간에 중국기업은 서서히 우리의 위협으로 커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시작일 뿐이다. 세계무역기구 가입과 북경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이 동북아 경제의 중심, 한단계 더 나아가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은 자명하다.
앞으로 10년 이내 중국이 세계의 생산대국에서 소비대국과 기술대국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중국은 분명 우리에게 위협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중국을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 하고 어떤 이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 극복하기에 너무 커져버린 국가이며 우리가 경계한다고 해서 멈춰설 국가도 아니다.
그렇다면 중국을 어떤 대상으로 인식해야 하는가. 바로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활용해야 할,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이용해야 할 대상으로 봐야 한다.
중국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지금까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우리 기업들은 중국을 단순한 생산기지로 생각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즉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활용에 국한돼왔던 것이다. 그러나 다국적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중국을 글로벌 생산기지, 연구개발기지는 물론 아시아의 공급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미 세계 유수 통신장비업체 및 가전업체들이 현지 연구개발센터를 설치해 현지의 우수한 인력을 흡수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월마트는 아시아 조달본부를 중국에 두고 세계 각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30% 이상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단순 생산기지에서 중국을 우수한 인력조달은 물론 글로벌 소싱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중국을 글로벌 전략기지로 활용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좀더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번영이 곧 우리의 살길이라는 인식에서부터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21세기 세계경제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서 동북아 지역, 그중에서 중심축이 될 중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이미 우리 수출의 중국의존도가 1할 이상을 차지하고 머지 않은 장래에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ㆍ중ㆍ일 3국의 경제적 유대관계는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지역(NAFTA) 못지않게 긴밀해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세기의 세계 지역경제 구조의 변화에 맞춰 동북아 물류와 비즈니스 중심지로 우리를 재편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중국은 우리에게 협력의 여지가 많은 나라다.
중국의 비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결코 많지 않다. 지금 국내에서 일고 있는 중국에 대한 총체적 위기감을 한단계 발전시켜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재도약 발판이 될 중국에 대한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활용방안을 수립해야 할 때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마늘분쟁의 해결에만 급僿漫??안된다. 한중수교 이후 지난 10년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철저히 분석하고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야 보다 발전된 한중 양국이 상호공동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10년간의 토대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양평섭<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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