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힐튼호텔 연회 담당, T.G.I.프라이데이스 론칭 멤버, 까르푸 신선식품부 부장, 마르쉐 영업본부장…. 퓨전포장마차 ‘피쉬앤그릴(www.richfood.co.kr)’을 운영하고 있는 리치푸드 여영주(43ㆍ사진)사장의 이력이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여 사장은 호텔과 대형 유통ㆍ외식업체를 두루 거치며 직원관리, 고객 접대 등 선진 매장 운영 시스템을 배웠다. 원래 외식 서비스 사업에 관심도 많았고,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하겠다’는 꿈도 있었던 터라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익혀갔다. 마케팅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 97년 양재점 점장 재직 당시에는 크리스마스 하루 동안 T.G.I.F 전 세계 지점 중 최고 매출을 올리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여 사장은 99년부터 4년간 까르푸 신선식품부에서 일하며 원재료 수급,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직접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계절별, 산지별로 달라지는 식재료의 질, 가격 등을 직접 파악해 유통 분야에서도 자신감을 얻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0년 가까이 한 우물만을 고집하며 외식업 전 분야를 두루 섭렵한 그는 지난 2002년 동료 3명과 함께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테이크 아웃 형태로 판매하는 ‘하프앤하프’와 대형 호프 레스토랑 ‘비어매드’를 창업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자신감에 넘쳐 시장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2002년 말부터 시작된 경기침체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었고, 그나마 있던 고객들도 가격 파괴형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뚜렷했습니다. 중산층 주부 고객으로 타깃층이 매우 좁았던 하프앤하프와 대형 매장 컨셉트로 많은 창업비용가 필요한 비어매드는 시장에서 통하지 외면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수억원의 빚만 지고 사업을 접었다.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하고 나서야 여 사장은 비로소 창업비용이 적고, 고객층이 넓은 대중적 아이템이어야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절치부심한 그는 이후 1년간 경기상황과 소비성향, 외식업 동향을 철저히 살핀 뒤 2003년 12월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퓨전메뉴를 맛볼 수 있는 퓨전포장마차 ‘피쉬앤그릴’을 선보였다. “최근 주류전문점은 안주 메뉴로 차별화 요소를 삼는 것이 큰 특징이죠. 일본, 중국의 포장마차를 직접 다녀보며 수제어묵 ‘가마보꼬’, 베이징 꼬치구이 등 시장성 있는 퓨전 안주메뉴를 선별, 도입했습니다. 무조건 고급만 외치던 이전과 달리 주 고객층인 젊은층 취향과 브랜드 컨셉트에 어울리는 맞춤 메뉴를 만들어 선보이는데 주력했습니다.” 여사장은 메뉴 개발, 가맹점 교육, 브랜드 홍보 계획을 각 주, 월, 년 단위로 꼼꼼히 세운 1년치 운영 계획서를 미리 작성하는 등 프랜차이즈 시스템도 철저히 준비했다. 매 분기마다 가맹점주 세미나를 실시하고 2개월마다 주방장 교육을 실시하며 사후 관리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피쉬앤그릴은 론칭 3년째인 현재 전국 150여개 가맹점이 성업 중이다. 하반기에는 미국에도 가맹점을 내는 등 해외 진출도 적극 검토 중이다. 피쉬앤그릴의 성공을 바탕으로 여 사장은 얼마 전 저렴한 전통주와 안주메뉴를 컨셉트로 하는 제2브랜드 ‘짚동가리 생주’를 론칭, 또다른 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다. 짚동가리술은 충남 아산 지역에서 오래 전부터 담가먹은 전통주로,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저렴한 가격에 서민적 이미지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서울 홍대점에서는 전체 주류 판매액 가운데 짚동가리 술의 점유율이 70%가 넘을 정도로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올해 말까지 전국 50개 가맹점 개설이 무난할 것 같습니다.” (02) 591-3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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