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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한국품질혁신 우수기업] 품질경영으로 지속성장·고객가치 창출
입력2008-07-17 13:33:04
수정
2008.07.17 13:33:04
6시그마 도입등 품질경영 나선 기업들<br>제품 불량률 줄이고 생산성 대폭 개선<br>단순제품서 탈피 리더십·경영전략등 '전과정 아우르는 혁신' 으로 확산 추세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는 음악가라면 누구나 탐내는 명품 바이올린이다. 빅터 아이티 시카고 교향악단 악장은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음색을 두고 “갈라지거나 거슬리는 소리가 전혀 없다”며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음색에 견줄만한 악기는 세상에 없다”고 극찬한 바 있다. 품질과 명성에 힘입어 2006년 영국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한 대가 354만 달러(약 35억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제작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는 1700년 대에 이미 품질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다. 그는 독자적인 악기 제조방법을 개발하는 등 만족할만한 음색을 얻기 위해 10년 동안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품질혁신을 이루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30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최고의 악기’라는 명성을 유지한 비결인 셈이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업들도 자기 분야에서 또다른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품질혁신에 나서고 있다.
미국 최대의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데이나 코퍼레이션은 품질혁신의 세계적인 모범 사례다. 한국표준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나 코퍼레이션은 1990년대 후반 TQM, 6시그마 등 품질혁신작업에 돌입한 결과 1997년에 20%이던 투자 수익률을 2000년에는 24%로 끌어올렸다. 또 1996부터 2000년 사이에 내부 결함률이 75% 이상 감소했을 뿐 아니라 1998년부터 2000년에 전반적인 고객 만족도가 80% 이상으로 동종업계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고객의 불평은 1995년 1만개 제품 당 6.8회에서 2000년 2.8회로 감소했다.
국내에도 품질경영의 효과를 누린 기업은 수없이 많다.
삼성은 15년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품질혁신을 추진했다. 품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이후 반도체와 휴대폰, 모니터,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 LCD),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20여개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밑바탕이 됐다.
삼성은 특히 지난 달 ‘신경영 선언’ 15주년을 맞아 품질혁신을 이루고자 했던 1993년 당시의 의지를 이어가자고 입을 모았다. 진정한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출발선에 있는 만큼 품질혁신의 시발점이었던 신경영 선언의 정신을 되살린다는 복안이다.
중소기업도 이제는 품질혁신을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산성우하이텍은 2005년부터 6시그마를 적극 도입해 생산현장과 판매, 구매관리 등 전영역에 걸쳐 통계적 접근을 시작했다. 더불어 현장사원들이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직접 개선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아산성우하이텍은 제품 불량률을 3년동안 22.3% 줄일 수 있었으며 노동생산성 역시 3년 연속 20% 이상 올렸다. 사고율은 매년 절반이상 씩 줄어들었다.
경영실적의 개선도 뒤따랐다. 2006년 기준으로 경쟁사가 3.4%의 매출액 경상 이익률을 보인데 반해 아산 성우하이텍은 7%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품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들까지 기업들이 품질혁신을 이루도록 직접 발벗고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이 되는 품질향상과 기술혁신 의지를 다지기 위해 ‘경기도 품질경영대회’를 지난달 11일부터 3일간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품질경영 활동을 효율적으로 추진한 우수 기업과 기업인에게 시상을 하는 등 도내 기업의 품질혁신을 이끌어 내는데 힘을 쏟고 있다.
광주광역시 역시 최근 기업의 품질혁신 활동을 발굴ㆍ보급하고 품질경영 활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광주시 품질분임조 경진대회’를 열었다.
지자체와 기업 등 여러 사회주체들이 민ㆍ관 구분없이 품질에 방점을 찍고 나선 이유는 국내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을 뚫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품질’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기업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등 신흥 성장국들과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운 선진국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무한경쟁을 치닫는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길은 품질혁신 뿐이다. 일부에서는 품질이야 말로 ‘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여는 열쇠’라고 말하기도 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고물가, 고유가, 고환율 등 3고의 경제환경이 국내 기업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수입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납품단가를 조정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전사적인 품질경영 혁신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하는 일이 생존의 토대를 다지는 동시에 대기업과의 교섭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기업이 처한 경영환경이 끊임없이 변하면서 품질경영 기법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80년대 기업경영환경의 화두가 생존을 위한 품질개선에 집중돼 있었다면 90년대에는 글로벌화, 디지털 경영으로 옮겨간 이후 2000년 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신속히 대응하는 역량을 갖추고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초점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품질혁신의 목표도 80년 대에는 불량률을 낮추는 활동이었다가 점차 모든 공정에서 가치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즉 통합적이고 전사적인 차원에서 품질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품질혁신이 단순히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리더십, 경영전략 등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의 말콤볼드리지 국가 품질상 수상기업인 메사(MESA) 프로덕츠의 테리 메이 사장이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성공하려면 제품을 생산하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 프로세스에서 발전이 없다면 조직은 생존하기 어렵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최근에는 6시그마에 더해 린(LEAN)이나 미국 품질관리의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말콤볼드리지 모델(Malcolm BaldrigeModel)도 주목받고 있다. 말콤볼드리지 모델은 하버드 대학의 교수 등 전문가들이 개발한 것으로 초일류 기업의 성공요인으로 리더십과 전략, 정보, 고객, 인적자원, 프로세스, 성과 등 7개의 범주로 나눠 평가하는 시스템적 평가 모델이다.
얼마전 방한한 제프리 이멜트 GE회장도 새로운 품질혁신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멜트 회장은 강연회에서 경영기법과 관련해 “GE는 린(LEAN)6시그마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이란 생산활동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끊임 없이 제거해 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혁신경영기법을 뜻한다.
이멜트 회장은 2004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GE가 6시그마 활동에 린방식을 접목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린6시그마 기법을 도입한 후 2년 동안 GE가 27억 달러의 재무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순산 한국경영품질연구소 전문대표위원은 기업이 품질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건으로 두 가지 항목을 꼽았다.
첫번 째는 바로 CEO의 리더십이다. CEO에게는 품질을 높이기 위한 비전과 활동을 구성원들에게 공감시킬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최근의 품질개선활동이 전사적으로 일어나는 만큼 전 구성원의 동참이 없으면 품질개선은 이루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두번째는 지속성과 일관성이다. 이 위원은 “업체 대표의 품질경영선언이 일회적이고 행사성을 띈 의지표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일관성과 항상성을 가지고 초기에 세운 품질 방침이 실제 제도적 장치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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