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총제 규제 대기업중 50개社 '투자하고 싶어도 못해'

한화는 계열사 11곳 출자여력 완전소진

■ 공정위 '2005 출자현황'

출총제 규제 대기업중 50개社 '투자하고 싶어도 못해'

현대자동차·KT는 3兆·2兆씩 출자여력■ 공정위 '2005 출자현황'

김영기 기자 [e-mail]

현상경 기자 [e-mail]

4대 그룹의 10개사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 50개사가 출자총액제한제도 때문에 신규 출자를 한 푼도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자총액규제를 적용받는 전체 기업 283개사의 18%에 이르는 수준으로 대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출자규제가 기업경영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출총제는 자산 6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그룹 내 다른 회사의 주식을 매입, 보유할 수 있는 총액을 순자산의 25%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제도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2005년 대기업집단의 출자 및 채무보증 현황'을 보면 지난 4월1일 현재 출총제 대상 11개 집단이 출총제 범위에서 다른 회사에 추가 출자할 수 있는 규모는 9조9,650억원에 달했다.

11개 기업집단의 계열사 283개 가운데 출총제를 적용받지 않거나 출자여력이 있어 자유롭게 출자할 수 있는 기업은 233개(82.3%)였다. 그룹별로는 현대자동차가 3조610억원, KT 2조2,880억원, 한국철도공사 2조710억원, SK가 1조2,520억원 등의 출자여력을 갖추고 있었다.

반면 50개사는 추가 출자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그룹이 11개사로 가장 많았고 GS 8개사, SK와 두산이 각각 7개사씩 출자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밖에 금호아시아나(6개), 동부(4개), 현대(2개), KT(1개) 등도 출자 불가능 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두산과 한화 계열사가 출총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중 두산은 초과분을 자진 해소했고 한화폴리드리머는 규정 초과분(5억원)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할 계획이다.

자료에 따르면 출총제 기업집단의 출자총액은 22조원이었고 순자산(75조9,000억원) 대비 출자비율은 29.0%로 출자총액은 지난해(18개 그룹, 35조1,000억원)보다 13조1,000억원 줄었지만 출자비율(22.7%)은 6.3% 늘었다. 출자총액이 줄어든 것은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출총제 대상 기준이 자산 5조원에서 6조원으로 상향 조정돼 촐총제 대상 기업이 줄어들고 LG 등 지주회사와 자회사ㆍ손자회사가 출총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순자산 대비 출자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집단은 한화(73.3%)였고 공기업을 제외한 기업집단 중 순자산 대비 출자비율이 가장 낮은 집단은 현대자동차(21.6%)였다.

조사에서는 또 지난해 4월1일 기준으로 채무보증제한 그룹이 해소해야 할 보증금 4,513억원 중 올 3월까지 1,974억원(43.7%)이 해소됐다. 채무보증제한은 자산 2조원 이상 그룹 계열사들이 다른 계열사의 금융기관 차입에 보증을 금지하고 있으며 보증제한 그룹으로 지정되면 2년 내 보증을 해소해야 한다. 지난 4월1일 지정된 55개 채무보증제한 그룹의 보증액은 3조9,60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40억원 늘어났다.

입력시간 : 2005/09/28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