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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향수 명예회장] 한국전자산업의 선구자

고(故) 우곡(牛穀) 김향수 앰코테크놀로지 명예회장은 한국 전자산업의 선구자이다. 1912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김 명예회장은 일본대(日本大) 법과전문부를 수료했으며 1939년 일만무역공사를 세워 사업을 시작했고 53년 한국전쟁이 끝난 뒤 아남산업을 창립했다. 또 68년에는 국내 최초로 반도체사업에 착수해 한국을 세계 3대 반도체 대국으로 육성하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74년에는 컬러TV를 한국 최초로 생산해 국내 전자산업의 신기원을 열었다. 지난 83년 고 이병철 삼성회장이 반도체 사업 진입 여부를 놓고 고심할 때 “삼성 같은 대기업이 반도체 사업을 벌여야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며 강력히 권고한 사실이나, 현대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면서 아남산업(현 동부아남반도체) 인력을 뽑아갈 때 당시의 상공부가 스카우트 파문을 우려, 사업 승인여부를 묻자 오히려 강력하게 사업허가를 요청한 것 등은 국가의 장래를 염려해온 김 명예회장의 기개와 충심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한ㆍ일 고대사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김 명예회장은 95년 고대사의 뿌리를 밝힌 `일본은 한국이더라`를 출간하기도 했으며 92년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을 역임했다. 김 명예회장은 1958년 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전남 강진)으로 출마해 당선, 잠시 정계에 입문하기도 했지만 작년 10월 아남반도체가 동부그룹에 합병되기 전까지 최고령 경영자로 활약하는 등 평생의 대부분을 한국 산업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금탑산업훈장ㆍ은탑산업훈장ㆍ인촌상ㆍ참경영인상ㆍ다산경영상 등을 받았고, 저서로 `작은 열쇠가 큰 문을 열다` `일본속의 한국의 혼` `일본은 한국이더라` 등이 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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