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외국인들은 전기전자(IT)와 철강, 건설주 등은 선별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대내외 악재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해 낙폭과대주와 실적호전주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북한 연평도 도발 다음날인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281억원을 팔았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기아자동차로 4일동안 674억원을 팔았고 현대자동차도 192억원 규모의 매도세를 보였다. 이외에 외국인은 LS(413억원)와 우리금융(375억8100만원), 외환은행(352억원), GS건설(332억원) 등을 팔았다. 반면 일부 건설과 IT, 경기소비재 종목에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이 기간 816억원 규모의 외국인 매수세가 4ㆍ4분기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현대건설로 유입됐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4ㆍ4분기 매출액은 3조1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89억원, 1389억원으로 각각 171.53%, 4.9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756억원)과 LG이노텍(298억원), 삼성화재(249억원), 신세계(220억원), POSCO(217억원), S-Oil(185억원), 삼성테크윈(173억원), 한전KPS(153억원), 아모레퍼시픽(148억원) 등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에서는 4ㆍ4분기 실적 향상이 점쳐지고 있는 셀트리온(124억원)과 서울반도체(58억원), 에스에프에이(44억원), CJ오쇼핑(34억원), 네오위즈게임즈(31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 셀트리온의 4ㆍ4분기 매출액은 5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06%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301억원과 247억원으로, 각각 77.35%, 38.25%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울반도체와 에스에프에이, CJ오쇼핑, 네오위즈게임즈도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현재 외국인의 매도세는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라면서 “외국인은 급등했던 자동차와 중공업 관련 종목을 팔면서도 IT 등 일부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장의 관심이 기존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고 앞으로 유동성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다”면서 “LG이노텍과 POSCO 등은 국내 증시에 대한 미국의 영향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금융 및 건설주는 올해 연말 특판 예금 만기로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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