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공동선언] 盧대통령 귀환 보고회 "김영남과 첫 회담후 눈앞이 캄캄했다""金위원장과 둘째날 오후부터 대화 물꼬터져 기뻐" "짐을 보자기에 싸기도 어려울 만큼 성과 좋았다"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관련기사 "金위원장, 서울답방 미루자" 盧대통령 귀환 보고회 美 "北 비핵화 약속 이행이 우선돼야" "동북아개발銀 설립 탄력받나" 경협비용 얼마나 들까 NLL 실효성싼 '불씨' 될듯 분야별 경협 합의내용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사업 가속도 붙는다 남북정상회담 평가 특별지대 구간 NLL 논란 '불씨' 평화자동차·서해갑문 방문 마지막날 표정 전문가 긴급 대담 해외 반응 재계 반응 정치권 반응 건설업계 반응 연말 대선 어떤영향 미칠까 DJ "10·4 공동선언 잘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회담 결과를 상세히 보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만만치 않았던’ 태도 등 회담 기간 느꼈던 자신의 고충과 자부심에 대해 특유의 직설적인 어법으로 설명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군기 잡더라= 일정 변경 제안과 무표정 영접 등 숱한 돌출 행동으로 회담기간 내내 화제가 됐던 김정일 위원장. 노 대통령은 북측 ‘기세’에 대한 느낌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노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고 김영남 상임위원장도 만났는데 첫 회담을 마치고 정말 잠이 오지 않았다”며 “양측 사고 방식의 차이가 엄청나고 너무 벽이 두터워서 한 가지라도 합의할 수 있을지 눈앞이 캄캄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같이 갔던 우리측 인사가 위로를 하면서 ‘북측이 원래 군기를 그렇게 잡는 거니까, 기세 싸움을 한 거니까 꼭 안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내일 김정일 위원장을 한번 만나보자’고 격려해줬다”고 설명했다. 둘째 날인 3일 오전과 오후 이뤄진 정상회담. 노 대통령은 “솔직히 오전에는 좀 힘들었다”며 김 위원장의 ‘기세 싸움’이 다음날까지 이어졌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오후 되니까 잘 풀렸다.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말이 좀 통합디다’”라며 활짝 웃어 대화의 물꼬가 터지기 시작했을 때의 기쁨을 에둘러 전했다. ◇회담장 뒷얘기 소개= 노 대통령은 비공개로 진행된 김 위원장과의 회담 장면을 일부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회담장으로 들어오게 해 직접 설명토록 했다. 매우 구체적이고 소상한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표면적으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만 배석시켰지만 사안에 따라 참모들을 수시로 불러 회담 내용에 대한 자문을 구한 것으로 짐작된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제안했을 때도 마찬가지. 김 위원장이 국방위 참모들과 상의한 다음에 이를 원칙적으로 수용하기로 밝혀 선언문에 포함됐다는 것. 반면 북측이 껄끄러워 하는 주제도 있었다. 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북미간 또 북일간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김 위원장은 듣고만 있었다”고 전했다. 양국 자주성 문제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함구했다고 언급한다. ◇부담감에서 자부심까지= 노 대통령은 “회담을 반대하는 이들도 많았고 또 찬성하는 이들은 각종 문제를 해결하라는 주문을 많이 내놓아 어떻게 다 소화할까 걱정을 했다”며 “일거리가 한 보따리여서 가는 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혹시 돌아오는 (길에 들고 오는) 보따리가 적더라도 만남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고 이해해달라, 욕심부리지 않겠다고 ‘한 자락’ 깔아놓고 평양에 갔다”며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보따리를 확 풀어 놓았는데, 보자기로 성과를 다시 싸 갖고 올 때 조금 작아졌을 만큼, 그래서 짐을 싸기도 어려울 만큼 성과가 좋았다”고 뿌듯해 했다. 그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주변 정세에 맞춰 어느 정부든 이 시기에 하지 않으면 안되는 역사적인 과업을 수행했다고 감히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후보에 유불리 없다= 그는 이어 회견 말미에 대선 개입 논란을 의식한 듯 단호한 태도로 이를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합의사항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불리할 것도 없고 유리할 것도 없다”며 “이 합의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찬성하고, 나쁘다고 생각하면 반대하면 된다. 불리해지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합의를 대하는 태도와 각당 후보들의 전략이 대선에서의 유불리를 가르는 것이지 합의 자체가 유불리를 가르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10/0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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