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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사진)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이달 초 유럽 현지를 방문한 데 이어 23일 지난 2006년 2월 이후 3년 만에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미국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진원지이자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라는 점에서 "판매확대만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생존경쟁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던 정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미국 LA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기아차 미국판매법인(KMA)을 방문한 후 기아차 디자인센터를 찾을 예정이다. 또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 등을 찾아 설비 가동상태와 양산 차량을 직접 살펴보는 등 '품질경영'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현지 임직원들과 판매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판매 증대를 위한 지시도 직접 내릴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의 한 관계자는 "1월 미국시장에서 다른 업체들과 달리 현대ㆍ기아차가 판매증가세를 보였지만 더욱 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실직을 당하면 차를 되사주는 '현대 어슈어런스' 등의 파격 마케팅을 선보여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커들의 판매실적이 15.5~54.8% 급감한 것과 대조적으로 14.3% 늘어난 실적을 올렸다. 정 회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잘돼 현지 재고를 조기에 소진하고 있다"며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 단축도 이 같은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또 미국 조지아 공장의 경우 당초 예정대로 올해 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 호조에 대해서도 "세금 혜택을 받은 측면이 크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과 관련, "하반기 예상을 내놓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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