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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억제책 집값안정 효과 없어

■ KDI '주거안정과 주택정책' 세미나<br>정부 시장 직접개입 대신 공급 확대를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부동산세제 강화 등 정부의 부동산투기억제정책이 장기적으로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할 뿐더러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제도개선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의견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3일 개최하는 ‘주거안정과 주택정책’ 국제 세미나에 앞서 1일 미리 배포한 발표논문에서 나왔다. 허석균 KDI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주택 관련 세제의 평가’라는 논문에서 세금으로 주택 값을 안정시키거나 경기를 부양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정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격안정대책’ 보고서에서 정부는 지난 2001년 말부터 부동산투기억제책을 쏟아냈으나 장기적으로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석용팡 싱가포르대 경영대 교수는 ‘싱가포르의 주택시장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논문에서 정부가 주택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싱가포르는 한국과 달리 직접적인 투기억제나 세금환수보다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수전 왁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도 주택 값 상승은 이자율 하락과 경제활동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정책은 오히려 경제활동을 침체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식 버블 붕괴 가능성 낮다=김정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격안정대책’ 보고서에서 주택 가격에 버블이 존재하지만 정도가 매우 낮고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일본식 버블 붕괴는 기우라고 일축했다. 김 교수는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발생한 일본식 버블 붕괴 가능성이 희박한 근거로 우리나라의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이 일본보다 낮고 2000년 이후 주택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등 주택시장 여건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제시했다. ◇장기 공공임대 및 모기지론 확대 필요=정의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주택기금의 18%에 불과한 저소득층 전세자금 융자 규모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관영 한양대 교수도 ‘모기지론 도입 이후의 한국 주택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손쉽게 하기 위해서는 대출한도 등 자산건전성 규제를 완화해 모기지론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동산세제, 만병통치약 아니다=허 부연구위원은 부동산세제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거나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가격은 수요뿐 아니라 공급에 의해서도 움직인다”면서 “수요억제만으로 주택가격이 안정되지도 않을 뿐더러 수요억제정책들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왁터 교수도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수요억제 정책보다 주택공급이 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규제 등을 개선하고 주택소유를 장려하는 등 다각적인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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