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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봄에 오는 피로증
입력2005-03-24 16:36:08
수정
2005.03.24 16:36:08
봄나물 섭취·스트레스 관리를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이장희 시 '봄은 고양이로다' 1923년).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우울해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온다. 생각해 보면, 어느 시대 어느 한 해 봄이 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몸 안 어디선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봄 현상'. 겨우내 응축됐던 몸의 기운이 서서히 피어 오르는 것은 마치 얼었던 땅에 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것 같다. 봄이 되면 인체는 습도와 온도가 동시에 올라가는 새로운 대기 환경을 맞게 되면서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피의 흐름이 활발해진다.
겨울 추위에 대응하여 온 몸을 건조하게 유지하던 나무들이 봄과 함께 표피까지 수분을 끌어올려 눈을 틔우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때문에 생리적으로는 역작용이 나타나게 되는데, 바로 봄에 나타나는 피로현상, 즉 춘곤증이다. 혈액이 신체의 말단 부위와 피부로 활발히 돌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내장을 순환하는 양이 줄게 되는 것이 원인이다.
혈압의 일시적 감소로 인해 몸이 나른하고 심하면 빈혈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소화액의 분비 감소로 식곤증이 늘고 식욕이 떨어지기도 한다. 물론 이 현상은 얼마간 적응기간이 지나면 절로 해결될 수 있으니 춘곤증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옛 사람들은 봄과 함께 풍부해지는 봄나물이며 과일 등으로 겨울보다 더 많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자연스럽게 섭취함으로써 춘곤증을 이겨냈다. 물론 현대인들도 쑥 냉이 두릅 씀바귀 딸기 같은 봄나물이나 봄 과일을 먹을 기회가 늘어나므로 같은 방식으로 영양을 보충할 수 있으나, 현대 도시인들의 생활환경은 결코 옛사람들과 같지 않다.
더구나 사회 환경은 이 시기에 취업 진학 인사이동 이사 같은 중요한 변화들을 동반하게 만들어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옛 사람들과는 비할 수 없이 봄철에 집중되기 쉽다. 이에 비하면 자연상태의 봄 음식을 손쉽게 더 많이 접하기 어렵다는 것도 현대인에게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다. 스트레스 관리가 그만큼 더 필요하게 된 것이다.
제철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하는 외에도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 등으로 겨울보다 더 많은 운동을 하는 것은 물론 규칙적인 생활로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난히 봄을 타는 사람들은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개인의 체질에 맞는 처방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www.Daehwadang.co.krㆍ02-55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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